대기업들간의 인터넷 자동차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SK(주) 삼성화재 삼성캐피탈 등이 진출한데 이어 LG칼텍스정유 e삼성 현대해상 등도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또 최태원 SK(주)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이 출자한 오토큐브도 내년초 개장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하고 있다.

대기업은 탄탄한 자본과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진출이 인터넷 자동차시장의 근본 질서를 뒤바꿔 놓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은 단순한 자동차 판매 뿐 아니라 보험 정비 폐차 중고차 등 매년 수십조원대에 이르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보험이나 정유카드 등 고객 데이터와 주유소, 긴급 출동 서비스, 정비망 등 강력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란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경우도 대형 금융관련 회사가 이윤이 많이 나는 자동차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보편화된 현상"이라며 "이들의 시장 참여로 소비자의 선택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을 끄는 업체는 e삼성의 가치네트가 운영하는 "이니즈"다.

디어오토(www.dearauto.com)라는 사이트를 개설, 시범 서비스를 실시중이며 내년중 본격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본금 29억원의 이 회사는 e삼성의 가치네트 산하 8개 패밀리 사이트(금융 6, 생활 2)와 연계시켜 놓은 점이 특징이다.

이 사이트는 현재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르노삼성자동차의 본격적인 활동과 더불어 수십만 삼성인들이 관심을 기울일 경우 인터넷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삼성그룹에서는 삼성화재가 애니카 사이트를 개설, 운영중이다.

LG그룹에서는 LG캐피탈이 "LG마이카"라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여기에 LG칼텍스정유 야후코리아 국민카드가 제휴한 얄개네트워크(YaLGe.com)가 내년 1월초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세한다.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와 2천8백개의 주유소라는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갖춘 업체, 카드사가 동시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구입에서 매매 보험 할부금융 정비 폐차 등의 원스톱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고차 매매업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주춤거리고 있는 SK(주)의 인터넷 자동차사업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SK는 현재 엔카와 스피드메이트, 로드파크 등의 사이트를 운영중이다.

SK(주)의 3대 사업 가운데 자동차 토털서비스가 하나로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SK의 자동차 사업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몽규 최태원 이웅렬 등 3인방이 투자한 오토큐브의 자동차 사업도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온라인 모델이 아니라 서울이나 수도권에 메가몰 형태의 대형 매장을 개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인방의 자동차 사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이 사이트는 자동차인터넷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내년에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일본 혼다의 딜러십 획득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의 폭은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대해상은 분사시킨 미래카(mireca.com)를 통해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뛰어들 전망이다.

미래카는 현재 긴급 출동 인프라와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데이터베이스, 정비업체와 매매상사 등 오프라인망을 통해 국내 최대의 애프터마켓 토탈 서비스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미래카의 사업에 개입할 경우 자동차 메이커와 보험사, 정비망 등이 통합되는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시범 서비스를 실시중이며 내년초 사이트 런칭을 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은 꽤 무거운 편이다.

현대는 당초 인터넷 자회사인 오토에버닷컴을 통해 자동차 관련 토털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영업노조의 반발과 공정위의 문제 제기 등으로 계획 자체를 일단 백지화시켰다.

대신 현대 및 기아자동차가 각각의 홈페이지를 통해 신차 판매를 한다는 계획하에 사이트 개편을 추진중이다.

오토에버닷컴은 중고차 사업을 전담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