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의료분야 전시회인 ''메디카(MEDICA) 2000''에서는 의료기기 업계에 일고 있는 구조조정 바람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번 메디카에서 시선을 끄는 특별한 신제품을 찾기 어려웠던 것도 대대적인 구조조정 여파 때문이었다.

메디카에 참석한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의료기기 업체간 인수합병 등 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 GE 필립스 지멘스 등 초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지멘스는 뉴욕 증권시장 상장업체인 아쿠손을,필립스는 휴렛팩커드(HP)에서 분사한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의 의료기기 사업부를 각각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국내 업체들은 바이오시스 등 26개 한국관 참석업체를 비롯 총 54개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한국업체들은 메디카 2000에서 2천2백80만달러의 계약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행사장을 찾은 연세대 의공학과 김영호 교수는 "IMF 체제 이전에는 국내 의료기 수입상들이 메디카를 많이 찾았지만 IMF 체제 이후부터는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제품을 내놓는 국내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32회째인 메디카는 지난달 22일부터 4일동안 독일 뒤셀도르프 메세랜드에서 열렸다.

전세계 65개국에서 3천5백13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 가운데 독일 업체가 1천6백96개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뒤셀도르프(독일)=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