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대한 직접투자가 위축되는 반면 구조조정 투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퇴출 등 기업구조조정이 진전되는 가운데 A&D(기업인수후개발) M&A(기업인수합병) 열풍에 맞물려 벤처캐피털들의 투자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상당수 벤처캐피털과 구조조정전문회사들이 재원의 상당 부분을 구조조정 투자자금으로 배정하고 업체 발굴과 분석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양대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와 한국기술투자(KTIC·대표 서갑수)는 최근 거래소의 관리종목인 동신제약에 각각 약 33억원씩 66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동양토탈 와이즈콘트롤(KTB네트워크), 현대정보기술 아세아조인트(KTIC) 등 성공적인 구조조정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이들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것.

그동안 주로 코스닥등록 업체들을 구조조정 투자 타깃으로 잡아 온 이들이 거래소 업체에까지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의미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구조조정 투자는 과거 경영실적이 공개돼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영상태를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직접 제거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벤처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의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

"요즘처럼 투자자금 회수 등 앞으로의 상황이 불확실해 오랫동안 자금을 묶어두기가 곤란한 실정에선 구미가 당기는 투자방식"이라는 게 이준호 KTIC 구조조정사업팀장의 설명이다.

실제 KTIC는 지난해 결성한 2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재원으로 벤처투자는 물론 구조조정 투자에 큰 힘을 쏟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구조조정 투자를 총괄하는 김한섭 상무도 "투자재원의 20∼30% 가량을 구조조정 투자 재원으로 돌려놓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아졌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구조조정 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다른 구조조정전문회사와 중소 벤처캐피털들도 장내외 업체들의 구주를 인수하는 등 구조조정 투자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이같은 경향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