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베이징(北京)국제전람센터 근처 까르푸(家樂富)매장. 굵은 비가 오는데도 대형 할인매장엔 발들일 틈이 없었다.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물건을 고르는 미시족 주부,계산대앞에 줄지어 늘어선 쇼핑객,상품진열에 여념이 없는 직원등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리나라의 할인매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남편과 쇼핑에 나선 진리(金莉·42)씨는 "깨끗하고 싸 항상 이 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녀의 쇼핑카트에는 1주일분 ''식량''이 가득 담겨있었다.

까르푸매장은 중국서 불고있는 소비혁명의 진원지다.

대량판매 코스트절감 가격파괴등을 무기로 한 외국계 할인매장이 지금 중국유통시장 기조를 흔들어놓고 있다.

몇년전만 해도 베이징 유통시장은 백화점 아니면 재래시장이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할인매장 슈퍼마켓 24시간편의점 등으로 다원화되고 있다.

이는 또 대량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까르푸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획기적인 결정을 내렸다.

홍콩에 있던 4개 분점을 모두 폐쇄하는 대신 모든 역량을 중국에 집중키로 한 것.현재 28개인 중국내 할인매장수를 오는 2005년까지 1백개로 늘리기로 했다.

까르푸가 내륙으로 간 까닭은 중국 유통혁명의 과실을 따먹기 위해서다.

런민(人民)대학의 리진쉬안(李金軒)교수는 "지난해 중국의 소매 판매액은 약 3조위안(약 3백90조원)으로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며 "소비의 70%가 시(市)급 도시에서 이뤄진다는 걸 감안하면 까르푸의 거점도시 진출은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중국 소비시장은 지난 상반기 10% 성장하는등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월마트 마크로 메트로 등 중국의 다른 할인매장들도 거점도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유통업체로는 E마트가 상하이에 지점 1개를 내고 활동하고 있으나 후속 지점이 생기지 않아 외국매장에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유통점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에 제품판로를 제공한다는 부대효과가 있다.

우리가 머뭇거리면 중국 소비시장은 더 멀어질 뿐이다.

우리나라 유통업체의 중국스터디를 기대해본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