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부터 매년 국별 경제자유도를 발표하고 있는 헤리티지 재단과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경제자유도가 약한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경제자유도가 개선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자유롭지 못한 곳으로 분류되는 곳이 87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자유로운 곳으로 평가된 국가수는 74개였다.

경제자유도는 세계 1백61개국에 대해 금융시장,자본이동과 외국인투자,정부의 재정상태,정부의 시장개입,무역정책,임금 및 물가,통화정책,지식재산권 보호정도,각종 규제,암시장 등 10개 분야의 50개 항목을 평가해 경제적 자유도를 산출하고 있다.

자유도는 해당 국가가 기업들이 경영하기에 얼마나 자유롭고 편한 환경을 갖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국가별로 올해 경제자유도가 두드러지게 개선된 나라는 리투아니아와 태국.

리투아니아의 경제자유도 순위는 작년 61위에서 올해는 42위로 무려 19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민간경제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프로그램과 함께 큰 폭의 정부지출 감소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태국은 인플레억제와 정부지출 축소,관세인하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작년보다 19계단이나 급상승한 27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경제자유도는 올해 29위로 작년보다 4계단 올라섰다.

외환위기로 정부의 시장개입이 부쩍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던 한국의 경제자유도 순위가 높아진 것은 비교적 안정적인 통화정책 운용,무역장벽 완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계속되고 있어 1위와 2위를 차지한 홍콩과 싱가포르는 물론 대만(20위)이나 태국 등 경쟁국들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98년 28위에서 작년 33위로 한국의 순위가 크게 밀렸던 것도 경제개혁과정에서 정부가 은행퇴출에 직접 나서는 등 시장개입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독일(20위) 이탈리아(32위) 프랑스(39위) 등 유럽 주요국가들은 유로존 가입에 따른 정부의 강도높은 긴축정책과 개혁부진 등의 영향으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