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의 업무영역 장벽 폐지)를 조기 도입하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1개 손해보험사 사장단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정부가 추진하는대로 방카슈랑스가 조기 도입될 경우 △보험사의 손익구조가 악화되고 △모집인들의 대량 실직이 우려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적극적으로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생.손보 협회는 이미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비공식적으로 당국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2003년 8월부터 허용키로 돼 있던 은행의 대리점방식 보험영업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보험업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리점방식의 보험영업이 조기에 허용되면 은행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출고객에게 끼워팔기 또는 압력판매로 보험사의 시장을 급격히 잠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대형 은행인 크레디 아그레콜이 1986년에 설립한 생보 자회사(Predica)가 1년6개월만에 프랑스 생보업계 2위사로 급성장한 경우가 한국에도 재현될까 보험업계는 두려워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현재의 금융상황을 감안할 때 금융지주회사법 통과에 따른 지주회사 또는 자회사 방식의 방카슈랑스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보험개발원은 조만간 업계 학계 전문가 및 설계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방카슈랑스 공청회를 개최하고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