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진출 10년만에 도쿄의 세계 최대 전자상가인 아키아바라 유통채널의 진열대 위에 얼굴을 내밀게 됐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한규민 LG전자재팬 상품기획팀 과장)

일본 전자업체들이 국내 시장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기자의 머리속엔 ''그럼 국내 전자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 현실은''이라는 궁금증으로 가득찼다.

일본은 소니 마쓰시타 빅터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전자업체들이 포진,자국 회사의 제품만으로도 천국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복잡한 유통채널,해외 브랜드제품에 대한 반감 등을 생각하면 국산 전자제품의 고전이 불을 보듯 뻔했다.

"솔직히 과거엔 국산 전자제품이란게 일본 기술을 배끼는 수준이었는데 일본시장에서 팔릴만한 물건이나 있었나요"(서동희 LG전자재팬 차장)이런 상황은 지난해 LG전자의 대일본시장 매출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본 매출중 독자 브랜드 판매액이 1억달러,OEM(주문자 상표부착)으로 6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 차장은 "국산 전자제품이 최근 디지털기술로 무장하고 과거 일본업체들의 기술 속박구조에서 벗어나면서 제얼굴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아키아바라 유통채널에서 이런 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보기기관련 제품 판매만으로 연간 매출 2천8백억엔을 올리는 유력 유통회사인 LAOX의 매장.LG브랜드의 완전평면 모니터,모니터겸용 LCD(액정표시장치)TV등이 일본의 유력전자업체 제품들과 나란히 비슷한 가격대에 전시돼 있다.

이웃 오노덴 매장에선 완전평면TV,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드럼세탁기,청소기,냉장고 등이 매장 진열대에 모습을 드러내 놓고있다.

서 차장은 "일본을 4∼5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선 1∼2개 거래선에만 제품을 집중 공급하는 등 유통채널과의 신뢰을 쌓는데 그동안 주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점이 싸이며 아키아바라까지 진입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털어놨다.

"내년중엔 아키라바라의 모든 상점에서 우리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데 가능성도 높습니다. 궁극적으로 일본 전자제품 시장 3조엔중 단 몇%만 한국산이 점한다면 한국시장이 일본업체들에 개방된들 뭐가 겁나겠습니까" 서차장의 자신감이다.

도쿄=윤진식 산업부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