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조선업체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놓고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내륙 운송수단의 발달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필요가 없어진 후 운송 원가를 줄이기 위한 해운회사들의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 초대형으로 분류되던 5천∼7천TEU를 뛰어넘어 작게는 7천5백TEU에서 크게는 1만TEU가 넘는 선박의 발주가 잇따라 대기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콩 선주 OOCL은 최근 7천5백TEU의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대상으로 신조 상담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수주기록(7천2백TEU급)은 곧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OOCL이 발주할 컨테이너선은 척당 7천5백만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여 현재 7천4백만달러 선의 30만t 초대형유조선(VLCC)보다 가격이 높으며 총 규모가 4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를 놓고 OOCL의 단골 조선소인 삼성중공업과 덴마크 오덴세 조선소가 수주전에 뛰어든 데 이어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과 일본의 IHI 미쓰비시도 가세했다.

OOCL에 이어 덴마크 선주 ''AP 뮐러''도 연내 8천7백∼1만2천TEU급 슈퍼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예정이어서 수주전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올들어 세계 컨테이너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싹쓸이하다시피했지만 일본 업체들도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기세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1만2천TEU급까지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주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가격경쟁력 역시 10∼20%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체에 대한 유럽 및 일본의 견제가 극심한데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높은 부가가치로 인해 일본 업체들도 총력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수주전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으로 치닫고있다.

조일훈 기자 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