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학길에 올랐던 중국 학생들이 돌아오고 있다.

한 손에는 기술, 한 손에는 돈을 싸들고 들어온다.

이들이 몰리는 곳은 베이징 첨단 산업지구인 중관춘. 해외에서 배운 정보기술(IT) 능력을 중국 국내에서 마음껏 펼쳐보자는 게 이들의 귀국 목표다.

이들은 지금 중관춘에서 일고 있는 창업열기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대학을 졸업생의 창업을 "토종벤처"라고 한다면 해외유학생들의 창업은 "해외 유학파"벤처로 통한다.

창업컨설팅업체인 시노비트를 비롯, 포탈사이트인 소후, 전자상거래업체인 8848넷 등 잘 나가는 벤처기업이 모두 해외파 벤처다.

또 해외 유학생들은 베이징에 진출한 많은 정보기술 분야 다국적기업에 취직, 귀국하기도 한다.

해외 유학생 귀국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다.

중국정부가 "해외유학생 창업 촉진 규정"을 제정, 해외 유학생들의 창업작업 일체를 도와주면서 귀국행 비행기표를 사는 유학생들이 늘어났다.

중관춘을 종합 관리하고 있는 중관춘과기원관리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부터 8월 27일까지 46개 해외 유학생 벤처기업이 탄생했다.

토.일요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하나 꼴로 "해외 유학파" 벤처기업이 창업된 셈이다.

이들 46개 벤처기업의 창업자금은 총 8천1백만위안(1위안=약 1백30원)에 달했다.

벤처기업 한 개당 약 2억3천만원 꼴로 투자한 꼴이다.

이밖에 현재 1백80개 해외유학파 벤처기업이 창업 수속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관춘 창업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유학생 중 60%는 박사급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해외 벤처캐피털과 공동으로 중관춘에 진출, 기술 자본 벤처경영노하우 등을 함께 들여오고 있다.

또 전체 창업 유학생 중 60%는 미국으로부터 돌아왔다.

미국 유학생중 상당수는 실리콘밸리 등에서 IT분야 근무경력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유학생 창업 촉진 규정을 만든 것은 지난 4월. 해외 기술을 도입해야 중관춘을 국제적인 정보기술 단지로 육성할 수 있다는 중국 입장과 창업의 불투명성을 제거해 달라는 유학생의 입장이 어우러진 합작품이었다.

이 규정은 유학 창업 지망자에게 베이징 후코우(거류증)문제, 세제.금융 지원 및 대행, 자녀 입학 문제 등을 처리해 준다.

해외유학생이 중관춘에서 창업할 경우 2일이면 수속절차가 끝날 정도다.

베이징 시 당국은 특히 중관춘관리위 산하에 유학생 창업을 담당할 특별 부서를 설치하기도 했다.

관리위는 이와 함께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설치,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학생들의 귀국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5월 설립된 이 사무소는 유학생들에게 중국의 정보기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유학생들의 성향을 분류, 관리하고 있다.

유학생들 역시 성숙된 미국시장보다는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정보기술 시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중관춘관리위 관계자는 "유학생들이 가급적 안정적으로 창업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실제로 "베이징 지역에서 해외유학을 떠나는 학생과 돌아오는 학생의 비율이 1대 0.8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