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부분보장제 시행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재정경제부가 "구조조정의 와중에 금융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여론에 밀려 완화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다.

연기론을 뿌리쳤지만 대신 한도확대와 일부 예금의 전액보장을 수용했다.

오는 17일 당정회의에서 최종안이 결정될 예정인데 한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 왜 5천만원인가 =당초 생각했던 보호한도는 2천만원.

그러나 금융기관들과 상당수 전문가들이 그 수준을 고집할 경우 금융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

재경부는 일찌감치 후퇴쪽으로 기울었었다.

그러나 얼마나 후퇴할지, 바꿔 말하면 보호한도를 얼마로 높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거리였다.

이종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예금자나 금융기관들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들지 못하도록 견제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기준으로 3천만원을 최저치, 7천만원을 최고치로 잡고 5천만원을 선택했다.

5천만원을 택한 것은 두가지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먼저 미국 일본의 사례를 참고했다.

미국의 경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3.3배 수준인 10만달러, 일본은 1천만엔이다.

우리도 이와 비슷하게 GDP의 3배 정도를 선택할 경우 3천만∼4천만원이 적정하다.

다음으로 예금부분보장제도를 처음 시행하는 만큼 여유를 충분히 두는게 좋다는 판단이 있었다.

미국의 경우도 지금의 한도 10만달러를 정한 1980년 당시에는 1인당 GDP의 10배였다는 점이 이런 의견을 뒷받침했다.

정부는 막판까지 4천만원과 5천만원을 놓고 고심하다가 ''시행초기이므로 넉넉하게 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 별단예금과 당좌예금, 왜 완전보장 하나 =요구불 예금중 이자가 없는 별단예금과 당좌예금에 대해 전액보장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 예금은 단순히 상거래상 결제를 위해 일시 예치해 놓은 것에 불과하므로 부분보장은 맞지 않는다는게 정부측 논리다.

규모는 24조~25조로 추정된다.

전액보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 하나만 파산하더라도 기업결제 시스템이 일시에 흔들려 실물경제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정부 입장은 "큰 혼란은 없다"는 것.

윤용로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은 "전체 예금자의 99.3%가 예금액이 5천만원 미만"이라면서 "한도가 5천만원으로 정해지면 개인들의 예금은 거의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문제는 법인과 금융기관들의 거액예금인데 이들중 상당액은 대출과 연계돼 있는 것이어서 실제로 이동할 예금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민간연구소는 완전히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연말을 전후해 최대 1백10조원이 부실금융기관에서 우량금융기관으로 이동하고 한도를 5천만원으로 상향조정하더라도 68조원이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