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대우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함으로써 대우차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포드가 인수를 포기한 이후 원매자로서는 처음으로 공식적인 인수의사를 밝힌 것이며 정부와 협의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대우차 매각이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GM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대우차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차 입찰때와는 달리 협상의 주도권을 GM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과 매각조건 등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GM의 의도 =GM은 현 상황을 대우차를 가장 값싸게 인수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상태인데다 코너에 몰린 채권단이 가격이나 매각조건면에서 과거와 같이 강경한 자세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GM은 일단 일괄인수라는 방침을 내세움으로써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분할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일단 일괄인수라는 애드벌룬을 띄움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정확한 실사를 거쳐 입맛대로 골라잡으려는 속셈이 더 강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따라서 쌍용자동차를 포함, 매각대상을 모두 인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GM의 인수범위 예상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GM은 폴란드 공장을 비롯 대우차의 일괄 인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게 일반적 반응이다.

우선 쌍용자동차의 경우 포드가 인수포기를 결정한 이유중 하나가 현재 쌍용이 벤츠와 맺고 있는 계약의 불공평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계약을 갱신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인수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대우캐피탈도 마찬가지다.

1차 입찰때 GM은 대우캐피탈을 인수대상에서 제외했었다는 점에서 인수여부는 불투명하다.

해외사업장 가운데 폴란드와 인도공장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돌아가는 공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GM이 인수해 가더라도 헐값에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폴란드공장의 경우 피아트(GM과 제휴)와 1,2위를 다투고 있는 FSO를 인수함으로써 잠재적 경쟁자를 없앤다는 차원에서라면 눈독을 들일만 하지만 나머지 공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공장 가운데는 군산공장이 선진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수가 확실시된다.

따라서 부평과 창원공장의 경우 GM이 어느정도 가치를 둘 것인지가 협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랜스미션을 만드는 대우통신 보령공장과 영업망인 대우자동차판매의 경우 안정적 부품공급과 판매루트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군산공장과 함께 가장 확실한 인수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 매각협상의 난제 =GM과 정부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게 일반적 전망이다.

GM이 매각 이외의 대안이 없는 정부를 상대로 가혹한 조건을 내걸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GM은 과거 입찰때도 너무 많은 조건을 내걸어 우선협상대상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더 유리한 입장에서 GM이 철저한 실사와 우발인수의 가능성에 대비한 완전한 자산인수방식 등을 내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용보장, 협력업체 유지 등 사실상 직접 가격으로 환산될 수 있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