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민영화 마무리 시점이 연말까지로 확정됨에 따라 현대 삼성 등 대기업들의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중이 국내 발전설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만큼 인수에 따른 실익이 매우 크다는게 이들 기업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한중 지분 36% 이상을 인수, 지배주주가 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최대 5천억원 정도면 인수할 것이라는 점도 인수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다 국내기업들만의 경쟁이라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 어떤 기업이 눈독 들이나 =현대와 삼성이 1순위로 꼽힌다.

조충휘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6월 한중 인수는 현대중공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혔다.

특히 2001년 이후 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될 예정인 만큼 업종 전문화 차원에서도 한중 인수가 필요하다는게 현대중공업 입장이다.

현대는 또 5공시절 중화학분야 투자조정때 한중(당시 현대양행)을 국보위에 빼앗긴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되찾아야겠다는 의지가 높다.

삼성중공업도 한중 인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해규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한중 민영화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놓은 상태로 이 계획은 현재도 변화가 없다.

삼성중공업측은 한중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재무여력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의외의 기업이 한중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중이 발전설비에서 독점적인 시장을 갖고 있고 인수가격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중견기업 등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게 정부의 견해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안양.부천 열병합 발전소를 매각할 때 대성산업이 입찰가로 7천억원 가량을 써냈다"며 "한중의 지배주주가 되는 데는 이보다 돈이 적게들 가능성이 많아 중견기업들이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 어떤 방식으로 매각될까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10월 말까지 매각방식을 정해 연말까지 매각을 끝내되 국내기업만 입찰참여 대상이 된다는 것 뿐이다.

또 한중과 동종유사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에만 참여 기회를 줄 방침이지만 업종의 범위는 기계 및 건설기계 플랜트 관련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GE와 웨스팅하우스가 전략적 제휴업체인 데다 발전설비가 국가기간산업이어서 지배주주는 국내기업들 차지가 된다.

매각방식은 일정한 조건을 제시한 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가격 입찰을 실시하는 방안과 산업은행 등이 입찰자격 요건 등을 미리 심사해 3∼5개 업체를 선정한 뒤 가격경쟁을 시키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송병준 산업연구원 지식산업실장은 "정부가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한중 민영화 일정을 명확히 못박은 것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한중의 독점사업 부문이 민간기업으로 이양되는데 따른 문제와 내부조직 반발 무마 등이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