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훈 < 이커뮤니티 대표 >

지난 칼럼에서 벤처기업의 인력조직 관리에 대한 글이 나간 후 몇몇 벤처기업 사장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일을 관리하는 것보다 몇 배 힘들고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필요한 사람을 구하거나 이들이 만족스럽게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회사의 전략을 세우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일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관리가 기업경영의 성공을 좌우한다.

특히 소수의 사람들이 팀워크로 일하고 있는 벤처기업은 사람관리에 실패하면 사업을 그만둘 때가 되었다는 메시지다.

초창기의 벤처기업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과가 기업의 성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벤처기업에서 구성원들이 신명나게 일하고 각자 담당한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모든 구성원이 한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비전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기업의 창업자는 회사의 구체적인 비전과 긍정적인 문화 형성의 주체가 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과 신뢰의 틀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상호이익(Win-Win)이 되는 시스템의 구축과 이 시스템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시스템 구축은 회사와 구성원간 공식적인 약속과도 같으므로 신뢰형성의 중요한 도구가 된다.

현재 이커뮤니티의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는 직원 30여명의 한 벤처기업은 연말에 개인의 업적을 평가해 우수한 성적을 낸 직원에게 창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일정부분을 무상으로 준다.

또 이 업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직원을 매년 선발해 무상으로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있다.

이러한 모든 제도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아서 제안하면 대표이사가 검토해 실행한 것이다.

또 다른 회사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직원들이 일정지분만큼 투자할 수 있어 직원 모두가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 기업을 소유하고 기여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벤처기업의 생리를 잘 반영한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제도로 모든 직원들을 파트너로 만들어가는 것은 직원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음으로써 장기적으로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데 훌륭한 기여를 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잘 구축된 시스템이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과정으로서 조직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3년 전에 창업해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어느 벤처기업은 창업초기부터 사내 컴퓨터네트워크를 통해 직원 누구나 매일매일의 경영상황과 각종 지표를 검색할 수 있다.

심지어 사장의 비용지출까지 열람할 수 있는 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다.

또 각 분야 책임자들이 매일 아침 모여서 함께 차를 마시며 회사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CEC(Corporate Executive Counsel)라는 의사결정기구를 두어 회사의 대부분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느낌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

이런 환경 덕분에 이 회사는 높은 수준의 직무만족과 낮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같이 잘 구축된 시스템과 이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벤처기업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기억하고 창업 초기에 조직의 틀을 갖추는 일과 커뮤니케이션의 체계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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