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고유가와 저유로사태''의 세계경제 불안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공동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은 유가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결정하고 유럽 미국 일본통화당국은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또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도 유가와 유로화 안정을 위한 공조체제를 선언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2일 SPR를 하루 1백만배럴씩 30일간 총 3천만배럴을 방출할 것을 명령했다.

이 명령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해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1.32달러 떨어진 배럴당 32.68달러, 브렌트유는 1.48달러 내린 31.2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과 미 연준리(FRB) 일본은행 영국중앙은행은 1백억달러어치의 달러화와 엔화를 시장에 매각하고 유로화를 매입했다.

이 조치로 유로당 0.84달러까지 떨어졌던 유로화 가치는 0.87달러선으로 회복됐다.

미.일.유럽이 국제환율 안정을 위해 시장에 공동 개입한 것은 지난 95년 8월 슈퍼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시장에 들어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G7 재무장관들은 23일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성명을 내고 "유가 상승세를 저지시키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물론 모든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G7은 외환시장을 계속 주시, 필요하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브루나이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APEC 회원국 관계자들도 최근 고유가가 전세계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이 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각국 무역 및 외교실무진들은 특히 정상회담의 최종 공동성명에 유가문제와 관련한 문안이 포함돼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정상들이 유가관련 문안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안정 공조체제가 가동됨으로써 세계경제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