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스 등 유럽 11개국의 단일통화인 유로화 가치가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의 공동 시장개입으로 약간 회복됐지만 아직 이 정도론 부족하다.

현재 유로당 0.87달러선인 유로화 가치는 적어도 유로당 0.95~1.00달러 수준은 돼야 국제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미 달러화에 버금가는 ''막강파워''를 지닐 것이란 기대 속에 작년 1월 출범했던 유로화는 지난 20여개월 새 ''이빨없는 호랑이''가 됐다.

출범 당시 유로당 1.16달러였던 유로화 가치는 지금 출범초의 70% 수준이다.

유로화 약세는 세계 경제안정의 걸림돌이다.

국제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유로 약세가 지속되면서 유로화 표시 자산에 투자된 국제자금이 달러 등 강세통화로 집중되는 자금경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작년말 세계 외환시장에서 차지한 달러화의 비중은 66.2%로 9년 연속 높아졌다.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는 미국의 기업실적 악화와 무역적자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

듀폰 맥도날드 등 미 기업들은 최근 유로 약세로 실적이 나빠지고 미 무역적자는 위험수위에 달했다.

이 때문에 유로약세는 미국이 통상압력을 강화하는 빌미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로존의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키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유로 약세 덕에 수출경쟁력이 높아진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은 10년 만의 최고치(3.5%)에 이를 전망이지만 수입물가를 자극, 인플레 위험은 높아지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