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황을 바라보는 월가의 시각이 ''비관''에서 ''낙관''으로 반전되고 있다.

D램 현물가격 급락, 인텔의 반도체 공급차질 등 악재가 겹치면서 반도체업체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던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낙관적인 반도체시황 분석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베어스턴스증권, 체이스H&Q 등 월가 금융기관들은 19일 반도체시장 보고서를 통해 "이달중 D램 가격이 안정세를 찾기 시작해 연말께는 지난 2.4분기의 강세기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불과 1주일전에 인텔과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AMD)의 투자등급을 떨어뜨렸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휘링톤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고 지난주의 투자등급 조정을 번복했다.

그는 ''투자유보''로 내렸던 이들 2개 회사의 등급을 ''매수추천''으로 다시 올렸다.

휘링톤은 "지난주 등급조정이 성급했다"며 오판을 시인한 뒤 "인텔이 차질없이 반도체 납기를 맞출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 데다 D램 현물가격도 안정세를 되찾아 투자등급을 다시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시황악화 등의 이유를 들어 인텔과 AMD의 투자등급을 ''적극매수추천''에서 ''투자유보''로 하향조정했었다.

베어스턴스의 애널리스트 찰스 바우처도 이날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체들의 3.4분기 실적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D램 현물가격 하락은 일부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업체들의 재고청산 때문에 생긴 단기적 현상일 뿐"이라며 "반도체산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튼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현물가격이 다음달 안정세를 되찾은 뒤 크리스마스시즌께는 정상적인 강세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