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당국이 인터넷을 통한 주가조작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미국증권관리위원회(SEC)는 6일 인터넷을 통한 주가조작으로 거액의 부당이익을 챙긴 33개 기업 및 개인을 적발,이중 11건을 사기혐의로 제소했다.

미국증시가 ''인터넷 작전천국''이라는 불명예를 씻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기업과 개인들은 거래량이 적은 70개 이상의 중소업체 주가를 조작,1천만달러 이상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의 주가조작은 주로 인터넷 대화방 웹사이트 이메일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웹사이트가 주가조작의 온상이 되고 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SEC는 이날 발표된 주가조작이 인터넷상에 허위 공시나 정보를 유포시켜 자신들의 보유주식 주가를 끌어올린 뒤 이를 고가에 매도,막대한 차익을 올린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대학생과 학교버스기사 캐나다인 등 외국인들까지 포함된 이번 주가조작극에서 교육관련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하트소프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소프트웨어를 해외수출키로 합의했다는 거짓정보를 올려 적발됐다.

칠테크인더스트리 역시 자사의 웹사이트에 자체 개발한 냉각캔의 성능을 과대포장하고 터무니없는 판매계획 등을 발표해 덜미가 잡혔다.

웹사이트에 암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캔서옵션도 증시분석가들에게 자사주식을 매입토록 권유하는 허위정보를 제공하다 SEC의 감시망에 걸려들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주식중개인 미첼 퍼는 이메일 등을 통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26개 종목을 집중 추천,3백40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가 꼬리를 잡혔다.

SEC의 주가조작단속 책임자인 리처드 워커는 "예전 같으면 수개월에 걸쳐 전문 프로모터,브로커 등이 수만통의 전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주가조작극이 이제는 단 한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단 몇 분만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마크 제콥(23)이라는 청년이 컴퓨터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에뮬렉스에 관한 허위자료를 유포시켜 불과 한시간 만에 주가가 62%나 급락한 것이 대표적 예다.

한마디로 인터넷이 주가조작의 무한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95년 이후 적발된 인터넷관련 주가조작은 모두 1백80건인 데 반해 올해만 64건이 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