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한단정보통신(대표 이용국)은 국내보다 유럽에서 더 유명하다.

이 회사의 위성방송용 디지털셋톱박스가 영국의 대표적 위성통신 관련 전문잡지인 "왓 새털라이트(What Satellite)"로부터 셋톱박스 분야 최우수상품으로 지난 98년에 이어 99년까지 2년 연속 선정됐기 때문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에 의해 이뤄지는 한단정보통신은 지난해 2백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상반기에는 2백1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하반기까지 6백억원 어치의 셋톱박스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단정보통신의 위성방송용 디지털셋톱박스는 내부에 위치제어장치가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이 위치제어장치는 안테나를 움직여 여러 정지궤도 위성 중 방송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을 자동으로 찾아 수신케 한다는 것.위성을 찾는 과정과 위성위치가 TV화면에 그래픽으로 나타난다.

이 회사는 유럽의 두가지 위성방송 시스템에 행당하는 셋톱박스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무료방송,일반 유료방송 등을 수신할 수 있는 개방 시장용 제품과 특정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전용 유료방송만을 시청할 수 있는 폐쇄 시장용 셋톱박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앞으로 이 회사는 쌍방향 기능이 추가된 위성방송용과 유선방송용 셋톱박스를 생산할 계획이며 미국형과 유럽형 지상파방송용 셋톱박스도 개발중이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이용국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주)선경에 입사했다.

파리 지사장과 정보통신팀장 등을 지낸 이 사장은 지난 97년 9월 에스티아이씨 한림창업투자 등으로부터 창업자금을 받아 한단정보통신을 세웠다.

"투명한 경영"이 경영철학인 이 사장은 중요한 결정사항이 있을 때마다 투자자들을 참여시킨 확대이사회를 열고 있다.

기업의 경영 상황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주주들에게 보고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각별하다.

35명의 직원 중 올해 입사한 사람들을 제외한 23명이 이 회사의 주주다.

앞으로 성과급이나 스톡옵션제도 등도 도입할 계획이다.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회사가 성장한 만큼 혜택도 받게 하려는 게 이 사장의 의지다.

반면 그는 창업자이면서도 회사 주식의 5.7% 밖에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사업 자체의 성공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자신보다 한단정보통신을 더 잘 경영할 사람이 있다면 언제라도 물러나겠다"고 말한다.

(02)3453-0999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