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용선을 비롯한 광통신망 수요가 폭발하면서 광섬유 수급난이 심각하다.

광케이블 업체들은 원료인 광섬유를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산 질 낮은 광섬유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진과 희성 대성전선 진로인더스트리 등 국내 케이블링 전문업체들은 광섬유를 구하지 못해 공장가동률이 70% 선에 그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물량 부족으로 장기생산 계획은 커녕 추가 주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희성의 경우 LG전선과 월 2만fkm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으나 물량 부족으로 계약 물량의 4분의 1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대성측도 일본 업체들이 장기 고객을 확보한다는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국내 업체에 광섬유를 공급하고 있지만 지난해 fkm당 24달러 수준이던 광섬유 가격이 이달초 40달러로 폭증하면서 제때 공급받지 못해 조업이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대성전선이 최근 프랑스 알카텔의 자회사인 케이블렉사에 지분 50% 이상을 넘긴 것도 자본유치 외에 안정적인 광섬유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알카텔은 미국 코닝과 루슨트테크놀로지에 이어 세계 3위의 광섬유 생산업체다.

이같은 광섬유 공급 부족의 원인은 LG전선과 삼성전자 대한전선 등 국내 광섬유 생산업체의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대부분 대형 통신망 업체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LG전선의 경우 국내 공급량 중 70%를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에 납품하고 있으며 일부만 케이블링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한전선 등도 대부분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에 공급하고 있다.

광섬유 생산업체들이 장기적인 시장 확보를 위해 생산량 중 절반 가량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도 국내 광섬유난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LG전선측은 국내 판매가가 해외수출가보다 20% 가량 높지만 광섬유의 품질 인증을 통한 고정 거래선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 시장 수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광섬유 수입은 2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26% 증가했다.

이중 일본이 지난해보다 1백7% 늘어난 1억9천만달러로 전체의 76%를 차지했으며 미국은 지난해보다 2백52% 늘어난 2천8백만달러를 기록했다.

광케이블 업체들은 그러나 광섬유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아예 품질이 낮은 중국과 인도산 제품까지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올 상반기동안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한 1천7백만달러 어치의 광섬유가 수입됐으며 지난해 수입 실적이 없었던 인도에서도 올해 1백30만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광섬유 업체는 현재 1천만fkm인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1천3백만fkm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가 매월 9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정부의 국가 초고속망 조기구축 계획 등으로 최소한 2003년까지는 수요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