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정부가 앞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경제에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잡기 위해 금리정책(금리인상)에만 의지하기 보다는 원화가치 절상을 통해 그 부담을 나누는게 낫다고 밝혔다.

IMF는 24일 "한국 프로그램"에 대한 최종적인 점검 이사회를 마친 후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MF는 "한국경제에 대한 더이상의 이사회 점검은 없다"고 밝혀 한국의 "IMF 졸업"을 선언했다.

때맞춰 재정경제부는 "통계로 본 국민의 정부 2.5년" 자료를 통해 지난 2년 6개월간 성장 물가 고용 등 실물경제의 호전속도가 빨랐다고 평가했다.

◇ IMF의 충고 =IMF는 일단 한국경제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외부충격에 따른 취약성을 감소시키면서 지금의 고도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금융.기업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구조개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건 사실이지만 금융.기업부문에 아직 남아 있는 약점들을 해결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IMF는 개혁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기업재무구조의 안정, 전략적 매각, 분사 등 채권단 주도하의 중단없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그룹도 채권단과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탠리 피셔 IMF 수석부총재는 이날 이사회가 끝난 뒤 "한국이 중기(2∼3년)적으로도 평균 6∼6.5%의 실질 GDP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 잠재성장능력과 실질 성장간의 격차(Output Gap)가 좁혀지면서 인플레 압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 정부 자체 평가 ]

경제는 지난 98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지난해 10.7%, 지난 상반기 11.1% 등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한때 8.6%까지 치솟앗던 실업률이 3%대로 하락했다.

물가는 98년 7.5%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엔 사상최저 수준인 0.8%로 하락했고 금년 상반기에는 1.5% 내외에서 안정되고 있다.

금융시장에는 유동성이 풍부하다.

IMF 이후 30%대로 치솟았던 시장금리는 한자릿수로 안정됐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97년 12월18일 39억달러에서 지난 7월말 9백4억달러로 확충됐다.

달러당 1천9백64원까지 떨어졌던 원화가치는 1천1백10원대로 높아졌다(환율하락).

어음 부도율은 경기회복 신용경색해소 등으로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98년초 하루 평균 1백60개 수준까지 늘었던 부도업체 수가 최근 하루 평균 20개로 줄었다.

98년 60%대까지 떨어졌던 제조업가동률도 높아져 올 상반기엔 IMF체제 이전 수준인 80%에 근접했다.

국가 신인도는 99년초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으로 회복됐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