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잇따라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주),삼성화재,LG정유,현대해상 등이 그들이다.

SK와 삼성화재는 최근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 포털서비스를 시작했다.

LG정유는 10월께 인터넷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으로 자동차사업에 가세할 예정이며 현대해상은 분사형식을 빌어 별도의 인터넷 자동차 관련 회사를 설립했다.

대기업의 자동차 사업 참여는 매년 수십조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겨냥한 것이다.

애프터마켓은 자동차제조 및 판매 이외에 발생하는 보험,정비,중고차매매,폐차 시장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현대차,대우차 등 자동차 메이커들도 중고차 사업 등을 확대할 방침이어서 애프터마켓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대기업은 보험과 정유라는 자동차 사업에 필수적인 정보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급속도로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험회사의 경우 차량 및 차량 소유자와 관련된 가장 구체적인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정유회사는 정유카드 소유자들의 정보와 전국에 깔려있는 주유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 수요층을 고객으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을 통한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토대를 쌓는 한편 당장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할 경우 예상되는 중소업체들의 반발도 무마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들이 군침을 흘리는 시장은 일단 중고차 시장이다.

신차의 경우 자동차메이커를 직접적으로 공급선으로 잡아야 하지만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으로 여의치 않은데다 신차판매 마진보다 중고차사업을 통해 얻는 마진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차 거래가 신차거래 규모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대해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들의 자동차사업 참여가 궁극적으로 자신들의 생존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강력 반발하고 있다.

SK는 중고차 업체의 반발에 따라 오프라인을 통한 중고차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개를 통한 수수료도 폐지하는 등 한발 물러섰다.

중고차 사업못지 않게 큰 시장은 역시 보험이다.

기존의 소규모 인터넷자동차 판매회사들이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분야도 보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분야여서 안정적 수익을 얻을수 있고 수익률도 높아 인터넷업체들은 대부분 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또 기존 보험업체는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비 분야의 경우 SK와 LG정유는 기존에 갖고 있는 경정비 네트워크인 스피드메이트와 오토오아시스를 적극 활용하고 가맹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협력업체를 3천개까지 늘릴 예정이며 현대해상도 전국에 수천개의 정비업체를 네트워크화 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자동차 메이커와 중소형 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던 경정비 시장도 대기업들의 협력업체와 기존 업체들이 브랜드화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자동차사업 진출에 대한 평가는 양분된다.

공신력 있는 업체의 참가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공급 채널의 다양화로 경쟁이 촉발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중고차 업체와 정비업체 등 기존 중소업체들의 생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자동차 애프터마켓 참여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주목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