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주 초로 다가온 개각 이전에 현대와 관련된 시장불안 요소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강도 높은 압박작전을 쓰고 있다.

채권단도 강경한 태도로 현대그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현대가 조속한 자구노력을 이행치 않을 경우 재무개선 약정을 다시 맺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결정했다.

현대와 다시 약정을 맺고 약정대로 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은행들이 대출금을 회수하고 신규대출을 봉쇄하겠다는 얘기다.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자구계획안.

발표만 하고 실현 가능성 없는 자구계획은 또다시 시장에 실망감만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채권단은 그동안 현대그룹에 현대자동차의 조속한 계열분리, 현대중공업의 연내 조기계열분리, 신속한 자구계획 실현 등을 요구했다.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는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도 오는 2003년까지 늦추지 말고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기존에 낸 자구계획중 부동산 매각 등은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명시할 것을 강조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총여신이 5조여원에 달해 이익으로 이자도 다 갚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빚을 1조5천억원 이상 줄여야만 회생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계열분리나 정 전명예회장 3부자 동시퇴진 등의 요구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카드이고 현대건설의 유동성문제는 조속한 자구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해법이다.

현대건설은 채권단에 당초 6천억원의 1차자구계획 외에 광화문사옥 매각, 이라크 미수금 회수, 서산농장 부지 ABS 발행, 현대아산지분 매각 등으로 8천8백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2차자구계획을 제출했었다.

외은은 이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중 절반 가량은 연내 실현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추가 자구계획을 요구할 방침이다.

외은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은 시일이 걸리는 만큼 현대자동차 계열분리를 통한 유가증권 매각 등의 추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