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선 대형 패션쇼핑몰들이 일회용 비닐쇼핑백 오염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패션쇼핑몰의 무분별한 비닐 쇼핑백 사용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의 패션쇼핑몰들은 지난해 정부가 유통업체들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재활용촉진법 시행규칙을 지키지 않고 비닐쇼핑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촉진법 시행규칙에는 백화점을 비롯한 10평이상의 유통업체는 상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종이쇼핑백(개당 1백원)과 비닐쇼핑백(20원)을 판매한 후 고객들이 쇼핑백을 반납할 때 보증금을 돌려주게 돼 있다.

그러나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등의 쇼핑몰 중 돈을 받고 쇼핑백을 파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인들은 "다른 가게에서 쇼핑백을 무료로 주기 때문에 돈을 받고 판매할 경우 고객이 끊어질 것"이라며 무료지급을 강행하고 있다.

일부 상점들은 의류를 도매로 사가는 상점들이 쓸 수 있도록 별도로 쇼핑백을 만들어 무더기로 주기도 한다.

이로 인해 쇼핑몰이 새로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지만 단속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전국에 있는 패션쇼핑몰은 약 1백10여개로 추산된다.

각 쇼핑몰에 5백여개의 점포가 입주해 있으며 한 점포에서 하루에 1백장의 비닐백을 나눠준다고 치면 이곳에서 하루에 나오는 쇼핑백 물량은 5백50만장에 이르게 된다.

이 정도의 쇼핑백을 차례로 땅위에 포개놓으면 높이가 무려 1.5km 에 달한다는 게 환경단체의 계산이다.

물량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패션쇼핑몰에서 사용하는 쇼팽백의 재질.

패션몰들은 대부분 "하이랜"이라는 재질로 만들어진 쇼핑백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랜은 일반 수퍼용 비닐에 비해 두껍고 잘 썩지도 않는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일반 슈퍼용 비닐이 썩는 데 약 5백년정도 걸리는 데 비해 하이랜은 분해되는 데 2배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비닐쇼핑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패션쇼핑몰들 역시 쇼핑백을 유상으로 판매토록 하고 쇼핑백 환불제를 지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가피하게 쇼핑백을 무료로 지급할 수 밖에 없더라도 썩는 기간이 비닐의 10분의 1정도 밖에 안되는 종이쇼핑백을 사용토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정의시민연대의 곽현 부장은 "환경오염을 막는 데 예외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패션몰들의 비닐쇼핑백 남용을 막기위해 조만간 본격적인 시민운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