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해 목돈을 가로채는 "유사금융" 업체들이 활개치고 있다.

부산 파이낸스 사건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으나 증시침체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는데다 당국의 감시가 소홀해지자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연예인을 동원해 이벤트를 벌이거나 고위층의 지원을 들먹이며 사세를 과시,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뒤 어느 정도 돈이 모아지면 잠적하는 전형적인 사기수법을 쓰고 있다.

18일 관계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부터 한달동안 경찰에 적발된 유사금융업체만도 4백23개에 달한다.

경찰청에 적발된 업체에 돈을 맡긴 투자자는 모두 9만3천여명이나 된다.

피해액은 7천2백1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현재 분쟁중에 있는 피해자는 20만명을 넘고 피해액도 2조~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게 경찰의 추산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지검 형사4부는 이날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무허가 금융업을 한 컨설팅업체 아이엠아이 인베스트밸류 대표이사 윤태열(53)씨 등 2명을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 회사 관계자 18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했다.

이들은 허가도 없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부산 대구 광주 등지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코스닥 등록을 앞둔 벤처기업에 투자해 월 3%의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3백50여억원을 끌어들인 혐의다.

최근 활동하고 있는 유사금융 업자들은 인가받은 금융기관처럼 영업하고 있다.

몇달간은 높은 이자를 꼬박꼬박 입금하며 신뢰를 쌓은 뒤 투자자금이 늘어나면 이를 챙겨 달아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