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를 팔기만 하던 식품업체들이 식품재료(식자재) 유통업에 대거 진출, 연간 8조원에 달하는 거대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육류 채소류 곡류 대두유 조미료 설탕 등 1차원료와 가공식품 주방용품 등 식품업계에서 소화하는 모든 재료를 취급하는 식자재 유통시장을 놓고 제일제당 동서식품 풀무원 두산 오뚜기 서울하인즈 동원산업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생산시설과 물류망을 연계한 탄탄한 유통시스템을 기반으로 시장 선점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시장 각축전은 치열해지고 있다.

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식자재 유통전문 회사인 CJ FD시스템을 설립,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이 회사는 자체 물류센터 및 유통망을 활용, 농수축산물 가공식품 주방용품 해외식자재 등을 일괄 구매한 후 대리점을 통해 일반음식점 학교 호텔 외식체인점 식품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2천3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96년 시장에 뛰어든 오뚜기와 동서식품도 올들어 이 부문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소극적인 자사 물품 구매 위주의 운영에서 탈피, 전담사업부 등을 신설하면서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산도 올들어 전국 일일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식자재 보관 및 재고관리 배송 등 일괄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며 거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동원산업 역시 지난해 하반기 식자재 유통부를 신설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서울하인즈는 유지 마아가린 등 수입 식자재를 중심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중이다.

제일제당의 김태성 과장은 "식자재 유통시장은 자사 생산품의 판매를 활성화할 수 있을 뿐더러 대량구매 및 공동배송을 통한 원가절감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식품업체에게 매력적"이라며 "단체급식 및 외식시장의 급성장으로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업체들의 시장진출과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