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해외여행객이 폭증하고 있다.

8월말까지 김포공항을 출발하는 거의 모든 항공사의 항공권 예약률이 1백%를 넘는 등 항공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따라 일 때문에 급히 해외로 나가야하는 비즈니스맨들의 출국이 늦춰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여행객들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초호화 사치성 관광도 줄을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경제위기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국내경제발전의 추진력을 저해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문화관광부와 김포공항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6월 한달동안 출국자수는 45만2천9백87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9.7% 늘어났다.

올들어 6월말까지 출국자수는 총 2백56만7천8백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2.0% 늘었다.

이는 순수 관광목적의 출국자수가 1백만명선에 육박하는 등 단순 관광객이 68.6%나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여행객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5월말까지 관광지출은 총 18억5천2백9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8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8년 7백11달러,99년 7백65달러였던 해외여행객 1인당 지출액이 올들어선 9백22달러에 달해 20%이상 지출이 헤퍼졌기 때문이다.

이는 굴뚝없는 무역이라는 관광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 12억6천3백50만달러에 달했던 관광수지가 올들어선 같은 기간에 3억2천7백만달러로 74.1% 감소했다.

국내여행객들의 해외지출은 커지고 있는데 비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쓰는 돈은 되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중 외국인관광객이 국내관광을 위해 쓴 돈은 1인당 1천14달러,총 21억7천9백9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올 관광수지 흑자폭이 예상액 15억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12억달러 수준으로 줄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호화판 관광여행이 붓물처럼 이어지고 있는데다 불요불급한 사치품을 사들고 오는 여행객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또 다른 경제위기를 우려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해외여행객의 출입관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뚜렷한 사업목적이 없는데도 출입국 횟수가 잦거나 해외 유명세일지역을 여행하는 등의 관광객에 대한 법무부 출입국 심사자료를 분석,이들의 재산형성 과정을 집중 추적할 계획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