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사업권을 둘러싸고 "짝짓기"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IMT-2000 신청자들이 중소벤처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유도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MT-2000을 준비해온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한국IMT-2000 등은 우수 중소벤처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정부의 컨소시엄 유인책은 주주 구성의 적정성 평가.

정보통신부는 8일 열린 정보통신정책심의회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의 참여기회를 넓혀주고 특혜시비를 막기 위해 심사기준에 "주주 구성의 적정성" 항목을 두고 주식 분산이 잘 되어 있는 사업자에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또 사업자가 단독으로 사업권을 따내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조치를 강구키로 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가장 다급해진 사업자는 SK텔레콤.

이 회사는 그동안 단독으로 IMT-2000에 도전하겠다고 밝혀왔다.

일본의 NTT도코모에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어서 IMT-2000의 주체가 신설법인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조민래 상무는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하면 명목상 사업자가 6개로 늘어나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도 "주주 구성의 적정성을 평가한다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SK텔레콤은 IMT-2000 기술개발을 위해 64개 중소벤처기업들과 제휴해놓고 있다.

다급하기는 한국IMT-2000도 마찬가지.

이 컨소시엄은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을 주축으로 중소벤처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까닭에 컨소시엄 경쟁이 본격화되면 수세로 몰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결속력 약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원인 한국무선호출사업자협회의 심판구 회장은 최근 공청회에서 "무선호출 사업자들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기존 사업자든 신규 사업자든 어디든 좋다"고 발언,이탈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통신과 LG그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계열사들이 함께 IMT-2000을 준비해온 터라 컨소시엄 구성이 부담스럽지 않은 실정이다.

LG그룹의 이정식 상무는 "문을 열어놓기만 하면 능력 있는 중소벤처기업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