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통합법인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외자유치 협상이 보잉-BAE시스템즈 컨소시엄의 무리한 경영권 요구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시한을 넘겼다.

보잉 컨소시엄의 경영권 집착이 워낙 강해 협상이 쉽사리 타결될 것 같지 않다.

5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과 지분참여 우선협상대상인 보잉-BAE시스템즈 컨소시엄은 지난달말까지 한달간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보잉측이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결렬됐다.

한국항공 관계자는 "보잉컨소시엄이 한국항공의 지분 35%를 1억6천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35%의 지분만으로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오는 10일부터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보잉측이 경영권에 집착을 보일 경우 협상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잉컨소시엄은 <>이사회 구성원 9명 가운데 3명을 보잉컨소시엄이 파견하되 이사회는 7명 이상이 모여야 열릴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과 함께 <>주주총회는 주주 4분의 3 이상이 모여야 개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한국항공측은 "이사회를 7명 이상이 모여야 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경우에 따라 보잉측 이사들이 전원 불참해 이사회 자체를 열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주주총회도 35%의 주주인 보잉컨소시엄이 불참하면 열릴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는 얘기다.

보잉컨소시엄측은 한때 공동 대표이사제도까지 주장했으나 이는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보잉측이 무리한 요구를 거듭해 이달말까지로 돼 있는 2차 협상 시한을 넘기면 보잉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다시 지분참여를 위한 입찰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항공 지분참여에는 보잉 BAE시스템즈외에도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다쏘 등이 관심을 가져 왔다.

한국항공은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동등지분으로 모두 2천8백92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10월 출범했으며 출범당시 연내 2천억원 외자유치계획을 발표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