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니게임 지양하고 初心으로 돌아가라 ]

김영준 < 한국 벤처캐피탈 협회장 >

우수 중소기업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지난 80년대 중반 이후 설립된 벤처 캐피탈은 정부의 벤처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체제와 벤처 기업 특유의 기업 문화가 조화를 이루어 초기의 척박한 벤처 환경에서도 현재 벤처업계 발전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현재는 6천여개의 벤처 기업이 등록되었고 몇몇 기업은 이제 기업가치가 1조원이 되는 초우량기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또 벤처캐피탈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50개가 안되던 것이 현재는 1백30여개가 넘어 서게 되었으며 자금 규모도 약 3조원에 이르는 등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각에서는 벤처 업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벤처기업은 처음 기업 설립 당시의 벤처 정신을 가지고 한 우물을 파거나 아니면 적어도 관련되는 분야에 집중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돈이 되는 것처럼만 보여도 관계 회사를 설립하여 투자를 하다보니 부실의 씨앗이 되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벤처 캐피탈도 금융 질서를 문란케 하는 자금조달행위, 정통적 투자외 이면계약에 의한 자금조달행위, 불공정 투자 계약 등의 행위를 하여 지난 3월 벤처캐피탈리스트협회에서는 이와 같은 행위를 하는 회원사를 퇴출시킬 수 있는 자체 윤리강령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 및 실리콘 밸리에 있는 세계적인 벤처 캐피탈사와 같은 경쟁력을 갖춘 벤처 캐피탈 육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여야 할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벤처기업과 벤처 캐피탈이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의 파라다임의 변화를 해야 한다.

첫째 벤처 기업은 기업 공개를 하여 조성된 자금으로 그 기업의 핵심 사업 분야에 재투자해야 된다.

한국의 벤처 기업들은 관련 사업 다각화니 비관련 사업 다각화니 하는 미명하에 자기 핵심사업 분야와 관련이 없는 분야에 투자를 하는데 이런 행위는 지양해야 될 것이다.

조프리 A.무어에 의하면 아무리 첨단 기술이고 첨단 마케팅을 구사하더라도 캐즘(나락)에 떨어지는 확률이 많기 때문에 이 캐즘으로 떨어지지 않게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된다고 했고 최근에 방안한 스탠포드 대학의 밀러 교수는 현재 벤처기업중 50%가 망해야 된다고 했다.

우리나라 벤처 기업가들 중에 이들 전문가와 석학들의 조언에 귀를 귀울이는 벤처 기업가가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둘째 벤처 캐피탈업계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되겠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최고 벤처캐피탈 리스트의 말에 의하면 벤처 캐피탈의 업무중 30%는 투자하기까지이고 나머지 70%는 투자한 후에 이 회사를 키우는 일(Value Creation)에 쏟는다고 한다.

마케팅을 도와주고 인사관리, 재무관리, 기술개발 등 자기들의 경험, 네트워크를 총 동원하여 투자 회사를 밀착관리하여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한다.

그러기 위해서 투자회사 수도 적정수준에서 유지돼야되고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업의 경험이 있는 유능한 벤처 캐피탈리스트가 모여야 한다.

규모만 키우고 투자회사의 숫자만 늘려서 감나무에 열린 감이 익기만 기다리는 식의 투자 수익만을 내기위한 초단기 투자 등은 지양되어야 되겠다.

코스닥이 침체되고 자금조성이 어려운 이 시점이야말로 벤처 기업가와 벤처 캐피탈 리스트가 대변신을 해서 이제 막 싹이 트기 시작한 벤처 산업을 도약시키고 그 기반을 공고히 하는 일대 전환점으로 삼아야 되겠다.

youngjkim@lg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