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에 유일한 나만의 제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스팀을 이용한 진공청소기란 독특한 제품으로 주목받는 사업가가 있다.

리닉스 이승주(33) 사장.

그가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된 것은 지난 87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였다.

제네바 국립미술대학에 유학중이던 그는 전시회를 관람하고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한국 제품은 찾아봐도 볼 수 없었던 것.

매장 구석에서 중국제인줄 알았던 14인치 TV가 유일한 한국 출품 상품임을 알았을 땐 슬픔마저 느꼈다.

유학오기 전 국내에서도 보기 힘들던 오래된 물건이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곰곰이 이유를 생각한 끝에 나온 결론은 "남의 뒤를 따라다닌 결과"였다.

아직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들지 않고서는 세계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때의 충격으로 예술가의 꿈을 버리고 거친 사업세계에 진출했다.

지난 89년 이 사장은 프랑스 "파리국제발명전시회"에 출품된 스팀밥솥을 보고 구체적인 사업품목을 떠올렸다.

수증기를 이용한 진공청소기를 생각한 것.

장 루이 마이야라는 프랑스 발명가로부터 원천기술을 도입해 제품개발을 시작했다.

프랑스 현지에 10여명의 연구원을 둔 알파연구소를 세워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여러번 실패를 거듭한후 이 사장이 선보인 증기 진공청소기는 섭씨 1백40~1백80도 이상의 고온.고압의 수증기를 분사한 후 즉시 흡입하는 기계.

8기압까지 올라가는 증기통을 내장해 수증기 온도를 올린다.

유리창을 닦기 위해 입김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매트리스 카핏 침구 등 고온다습한 부분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세제를 쓰지 않아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라는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각종 액세서리를 이용해 틈새는 물론 유리창까지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산업용 제품인 "밥스"가 시판에 들어간데 이어 가정용 제품인 "크린룸(가칭)"도 개발이 거의 끝난 상태다.

이 사장은 지난달 프랑스 2TBE에 2백억원 규모의 가정용 청소기와 산업용 청소기를 수출하기로 하는 계약도 맺었다.

한국에서 부품을 수출해 프랑스 현지에서 조립, 완제품을 공급키로 하는 것.

이를 위해 프랑스 현지에 리닉스프랑스라는 현지법인을 만들었다.

마르세이유 근방 ''신(Signes)''이라는 곳에 대형 생산공장도 건설중이다.

공장주변 거리이름을 ''서울로(avenue de Seoul)''로 만들어 조국사랑을 보여 주기도 했다.

스위스 제네바 국립미술대학과 프랑스 파리 디자인 전문학교를 졸업한 이 사장은 "환경친화적이면서 알레르기 제거능력이 탁월한 스팀진공청소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한다"며 "선진국에서 인정받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02)3662-9995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