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벤처투자에 나서 성공한 모델을 보인 삼성물산 골든게이트의 문영우(41) 본부장.그가 "네트워킹 벤처투자(영진닷컴)"란 책을 선보였다.

출범한 지 1년여만에 30개 벤처기업에 모두 3백5억원을 투자,1천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올린 경험담이 담겼다.

문 본부장은 전세계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삼성물산의 마케팅망과 30년동안 쌓아온 종합상사의 영업 노하우를 활용,한국 벤처기업을 해외에 진출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세계화 전략"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벤처기업의 첨단 기술 전쟁엔 국경이 없습니다. 또한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한국에서만 안주하면 살아남을 수 없지요"

현실은 어떤가.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평균 3.4% 정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수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게다가 실리콘밸리 전체의 기술창업 가운데 3분의1은 인도와 중국계 기술자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이니셜을 따 실리콘밸리의 "IC( Indian & Chinese )"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반면 중소기업청의 최근 조사에서 아예 "해외진출을 안하겠다"고 밝힌 한국 벤처기업들이 4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국내시장 안에서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관련 소프트웨어와 장비 등을 계속 수입해 쓰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부산대 독어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그는 지난 88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이후 주로 전략팀에서 뼈가 굵었다.

그는 한국의 벤처가 세계화의 흐름에 앞장서 따라가야 된다는 당위성을 다시한번 일깨우며 경제학의 "햄버거 이론( Each other hamberger )"을 소개했다.

"한 동네에 살던 두 햄버거 가게 주인은 동네밖에 있는 손님을 끌 생각은 안했습니다. 단지 상대방 가게에서 번갈아가며 햄버거를 사 먹으면서 서로의 매출을 올려주었지요. 하지만 햄버거를 다 판 뒤 그들의 손에 남은 것은 처음 햄버거를 샀을 때 낸 1달러 뿐이었습니다" (02)3459-1686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