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디자이너클럽과 같은 동대문시장 패션쇼핑몰의 강남 상권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강북 상권이 패션쇼핑몰 "과포화상태"에 진입함에 따라 이제까지 "패션몰 불모지"로 간주됐던 강남 상권에 눈을 돌리는 패션쇼핑몰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패션몰들은 국내 최고의 고급상권인 강남상권에서 동대문시장 특유의 개성있는 디자인과 싼 가격을 내세워 패션몰 돌풍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쇼핑몰 강남공략"의 선두주자는 삼성동 코엑스몰에 들어설 다체와 청담동에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인 디자이너클럽.다체는 지난 5월16일에 문을 연 코엑스몰에 들어서게 된다.

전용면적 1천5백여평에 4백여개의 점포가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9월 오픈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점포분양율도 90%를 넘어섰다.

회사측은 분양을 신청한 상인들 가운데 70% 이상이 동대문에서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다체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케이엔케이의 권진영 사장은 "코엑스몰은 주말이면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며 "하루 평균 40여만명으로 예상되는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고 최첨단 극장,수족관 등이 바로 옆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특성은 다체 최대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의 대표적인 도매상가인 디자이너클럽도 오는 9월 강남구 청담동에 2호점을 열 계획이다.

디자이너클럽이 들어서는 곳은 갤러리아백화점 4거리와 학동 4거리의 중간지점.일명 로데오거리로 엠포리오 아르마니,프라다 등 60여개의 명품매장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곳에 지상 6층,지하 3층,연면적 4천여평 규모의 압구정점이 들어선다.

디자이너클럽의 한 관계자는 "압구정점에는 동대문 상인들을 중심으로 2백50여개의 점포가 입점할 예정"이라며 "도매전문인 동대문 1호점과 달리 도.소매점포 비중을 5대5로 구성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매고객의 비중이 절대적인 강남 상권의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밖에 전국 체인화를 목표로 부산,대구점을 낸 밀리오레도 강남지역을 다음 목표로 설정,부지를 물색중에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의 강남상권 공략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한 청담동 일대에 동대문형 쇼핑몰을 낸다는 것은 적잖은 모험"이라며 "동대문과는 확연하게 다른 강남지역의 소비문화를 이들이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