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터넷접속 장비시장을 석권한 시스코 시스템스.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 신화''를 창출하며 초고속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시스코 시스템스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월 스트리트저널은 1일 존 챔버스 시스코회장(50)과의 와이드 인터뷰를 게재, 그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집중 소개했다.

챔버스회장은 지난 95년1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후 시스코의 연간 매출과 종업원 규모를 각각 20억달러에서 2백억달러(작년 기준), 3천명에서 3만명으로 10배씩 늘리는 능력을 발휘,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미국최우수 경영인인 GE의 잭 웰치회장을 이을 ''제2의 잭 웰치''로 불리기도 한다.

시스코의 싯가총액은 약 4천5백억달러로 세계 3위를 자랑한다.

종업원수는 올들어 매달 1천명씩 불어나고, 2주일에 1개꼴로 하이테크 벤처기업을 인수합병중이다.

시스코의 몸집은 하루 하루가 다르다.

저널은 챔버스 회장이 들려주는 ''경영교훈''을 다섯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고객을 기업문화의 중심에 두라.시스코는 고객 만족도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의 급여에 차등을 두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 종업원들에게 일정한 권한을 위양하라.이것이야말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챔버스회장은 밝혔다.

이어 셋째는 "변화를 통해 번영을 추구하라"이고, 넷째는 "팀웍은 개방적이고 쌍방향적인 대화와 신뢰를 통해 다져야 한다"는 것.마지막 으로 "임직원 상호간에 강한 유대관계를 구축하라"는 게 챔버스회장이 던지는 메시지다.

그는 이 시대의 지도적인 기업들은 내부계발과 효율적인 인수합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이 주력하고 있는 역할로 세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첫번째는 전략을 설정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데 필요한 인재들을 모집 육성하는 일이며, 셋째는 고객제일의 기업문화를 뿌리내리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고객만족 여부는 기업의 미래 매출 및 이익과 1대1의 관계가 있다"며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이같은 고객만족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이것이 영업성과로 나타나기까지 12-24개월의 비교적 긴 기간이 소요되는 관계로 ''고객''을 소홀히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챔버스회장은 "델컴퓨터는 극적이라고 할만큼 고객 만족도롤 급속히 향상시킨 기업"이라며 "나는 이미 5년전에 그 회사가 증시의 우량주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또 회사 간부들에게 기대하는 10대 덕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소관부서에 대해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결과에 책임을 질 것, <>소관부서를 경쟁력있게 이끌 것, <>신뢰와 성실의 근무자세를 지키라는 것이다.

이밖에 산업에 대한 지식, 팀웍, 대화능력, 고객에 대한 초점, 계획수립 및 그 반응에 대한 균형감각도 경영 간부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인사관리 능력과 기업문화에 대한 추진력도 10대 덕목으로 꼽았다.

챔버스는 직원들과의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매달 한차례씩 그 달에 생일이 들어있는 직원 전원을 초대,한시간 반가량 아침식사를 나누면서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평소 자신과 대면할 기회가 있는 간부들은 되도록 제외, 평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발언 기회를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갖는 조찬 시간이야말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 거대한 회사 조직을 이끌면서 명시적인 2인자를 키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기에 특정인을 2인자로 가시화하면 다른 많은 유능한 경영간부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언젠가 은퇴를 결심하고 나면 마지막 해에 분명한 2인자를 지명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경영자의 꿈을 키울 기회를 주는 GE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