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철강회사 포항제철이 "디지털 경영"으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이 가져온 가치창출의 원천과 경쟁방식의 급격한 변화는 기존 경제와 산업의 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때문에 디지털시대에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계속 성장,발전하기 위해선 "디지털 가치경영"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의식이 포철맨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았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지난 4월1일 창립32주년 기념사에서 "디지털 혁명이라는 문명사적 대전환점의 한가운데에서 새로운 성장 에너지를 찾아 인터넷 기업 못지 않는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가치경영"을 적극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포철은 이를 위해 직원 개개인의 어학,정보기술 등 전문능력을 향상시키고 지시와 통제의 아날로그식 사고에서 탈피,자율과 창의의 디지털식 사고로 전환시키는 인사.교육 혁신조치를 과감하게 단행해나고 있다.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남보다 먼저 기회를 포착해 앞선 경영과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도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기존의 철강경영에 업무혁신(Process Innovation)과 전자상거래 (e-Commerce)라는 정보경영(IT)의 두 날개를 달아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출할 방침이다.

이중 업무혁신(PI)은 제품 주문을 받아 고객에게 공급하는 기간을 열연제품 기준으로 현재 30일에서 2001년엔 14일로 단축시키는 고객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대혁신 작업이다.

포철은 그동안 초보적 전자거래인 철강 부가가치통신망(VAN)의 운영 경험과 효과적인 물류시스템 구축 등을 바탕으로 철강업의 새로운 e비즈니스 모델을 빠른 시일안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인터넷 기업과 동등한 기업 가치를 실현하는 "디지털 가치경영"을 적극 펼친다는 계획이다.

작년에 이어 올1.4분기에도 연거푸 사상최대 이익을 실현한 포철은 2004년까지 기업가치를 30조원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중기경영전략을 목표를 세웠다.

포철은 기업경영의 변화여건으로 <>국내외 철강수요 및 철강재 가격 상승 <>세계 철강회사의 글로벌화.통합화로 생존경쟁 심화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확산 등을 꼽았다.

이같은 경영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세계 최고의 품질 및 기술경쟁력 확보 <>고객중심의 판매생산체제 확립 <>미래 성장기반 구축 <>경영관리시스템 혁신 등의 세부 중기경영전략을 수립했다.

구체적으로는 2003년까지 아연도금강판 및 석도강판 등 표면처리제품의 품질을 세계 최정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2002년까지 연산 6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FINEX) 데모 플랜트를 설치하는 등 혁신 철강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2004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10% 이상 절감하고 폐기물 자원화율도 99%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고객 중심의 판매생산체제 확립을 위해 수주 즉시 납기를 통보할 수 있는 조기 응답체제를 구축하고 고객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지수로 개발,연2회 자체평가함으로써 모든 프로세스를 고객위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고급강 판매비 를 99년 39%에서 2004년에는 44%로 높이고 고객이 참여하는 신제품개발협의회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신제품 개발기간을 99년 4년에서 2001년에는 1.5년으로 단축함으로써 고객성공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전략투자 확대로 연5% 이상의 철강매출 신장을 달성할 예정이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