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올해 임금이 크게 오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26일 경고했다.

또 정부는 대우 계열사나 최근 덤핑으로 동종업계에 피해를 입히는 부실 기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엄낙용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민간연구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거시경제종합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금이 과다하게 인상되면 당장 올해는 문제가 없겠지만 인플레 압력으로 내년 물가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스테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증권시장이 계속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 실물경제도 불안해질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불안의 원인인 금융권 잠재부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제거하는 노력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금리정책은 한국은행이 판단할 문제지만 향후 1-2개월 내에 단기금리를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실을 제거를 하겠다고 말로만 떠들지 말고 한두개라도 확실한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부실 기업의 과감한 정리를 촉구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구조조정의 전제조건은 금융.증권시장의 안정"이라며 "최근 금융.증권시장 불안은 금융산업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므로 정부당국은 정책의 통일성을 갖추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대한상의 부회장은 "많은 상장기업들이 증시침체 때문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