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주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은 중소기업연구원(원장 서정대)과 공동으로 ''전통 중소제조업체의 e비즈니스화 방안''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디지털 경제체제에서도 여전히 중소제조업이 산업의 가장 중요한 뿌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중소 제조업체가 더욱 높은 부가가치를 내기 위해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로 다가오고 있는 e비즈니스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좌담회 내용을 간추린다.

<>사회(고승철 벤처중기부장)=지난해부터 벤처기업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까지 거론되면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기업인들께선 "도대체 벤처가 뭐길래"라고 하시며 서운한 마음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을 따져보면 여전히 중소제조업의 중요성은 큽니다.

하지만 인터넷 벤처기업이 몰고온 변화의 바람으로 중소제조업도 변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선택해야 할 변화의 방향은 어떤 것인지요.

<>박기석 사장=중소제조업이 한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경제주체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벤처열풍을 보면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의 중소제조업도 벤처기업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소제조업도 디지털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또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최근 일부에선 중소제조업과 벤처기업이 대립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일입니다.

양자는 조화할 수 있어요.

이런 조화를 통해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지요.

<>이윤보 교수=벤처기업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중소기업청에서 확인서를 발급하는 기준인 법적 개념으로 벤처기업을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또 벤처기업이라고 하면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을 떠올리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은 업체만 보더라도 "닷컴기업"보다는 기존 중소제조업이 벤처기업으로 변신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국 벤처기업의 가장 많은 수가 중소제조업이란 얘기입니다.

<>송장준 연구위원=그렇습니다.

정부에서 일정한 요건을 정해서 벤처기업 확인서를 내주는 것은 자금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시책을 적절하게 시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같은 법적 개념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 등을 경영활동에 알맞게 적용하는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디지털화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 벤처기업인 셈이지요.

<>사회=중소제조업체를 경영하시는 분들이 싫어하는 표현이지만 ''굴뚝산업''이란 말이 있습니다.

굴뚝에 날개를 달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이 교수=기업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조직입니다.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이미 생산라인 자동화 등을 통해 일부 분야에선 디지털화가 진행돼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제조업에는 디지털화돼야 할 분야가 많습니다.

인적자원관리 상품디자인 시장개척 조직설계 등에서 디지털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영자의 마인드가 디지털화돼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 전체의 디지털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죠.

<>송 연구위원=대부분의 중소제조업체가 영세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무리 좋은 실천방법이 있더라도 인력 기술 설비 등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는 중소제조업체로서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하지만 더 큰 걸림돌은 재래식 사업에 안주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소제조업 경영자들의 사고방식입니다.

디지털 마인드, 벤처 마인드로 무장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사회=중소제조업들은 이같은 걸림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박 사장=중소제조업체들은 디지털화 전략을 세우기 위한 기초정보조차 부족한 형편입니다.

우선 경영자의 마인드 변화에서 실마리를 찾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그 다음엔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처럼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야 합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활동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구매와 인적자원관리 등의 분야로까지 확산시켜야 합니다.

물론 전자상거래에 앞서 제품과 서비스를 초일류화시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되야지요.

<>사회=디지털화를 위한 핵심요소를 정리해 주십시오.

<>이 교수=디지털화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정부와 대학은 물론 각종 단체들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합니다.

특히 정부는 벤처기업을 단순 양성할 게 아니라 질적 육성에 초점을 맞춰 중소제조업체들의 디지털화와 벤처기업화를 위한 인프라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디지털화는 중소제조업의 활성화를 위한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박 사장=어떤 업체든지 앞으로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쟁력있는 회사가 될 수 없습니다.

디지털화는 마케팅 구매 인력관리 등에서 엄청난 효율성을 가져올 것입니다.

인터넷 기업과의 제휴나 합병을 통해 중소제조업체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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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박기석 시공테크 사장 kspark@tst.co.kr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jjsong@kosbi.re.kr
*이윤보 건국대 교수 yblee@kkucc.konkuk.ac.kr
*사회:고승철 한국경제신문 벤처중기부장 che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