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테일링(E-tailing:온라인 소매) 업계의 간판 주자인 아마존사(Amazon.com)는 그 명성만큼이나 따라 다니는 별명이 많다.

그 중에서도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아마존 닷 오그(Amazon.org)라는 별명이다.

"닷컴"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 기업들의 도메인 뒤에 따라붙는 이름인데 반해 "닷 오그"는 사회사업단체나 자선단체, 협회 등 비영리 기관들의 도메인명이다.

아마존사가 눈부신 외형 성장 가도를 질주하고는 있지만 이익은 내본 적이 없는 만성 적자사업체라는 점을 비꼬는 별명인 셈이다.

비단 아마존사 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이테일링업체들은 얼마전까지 외형 성장 일변도의 전략을 추구해 왔다.

당장은 큰 폭의 적자를 내더라도 성장성만 확실하면 돈보따리를 싸들고 몰려드는 투자자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닷컴족"들이 누렸던 돈 풍년의 요순(堯舜) 시대는 막을 내려가고 있다.

제프리 베조스 아마존사 회장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 시장이 업체들을 판별해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테일링 업체들의 주가가 절정기였던 지난 3월 중순에 비해 평균 10% 이상 내려앉은 것은 그 반증이다.

그러나 산업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테일링업계의 앞날은 여전히 쾌청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터넷 비즈니스 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사에 따르면 "B2C(기업 대 소비자) 전자상거래"로도 불리는 이테일링 시장은 지난해의 2백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03년에는 1천4백3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테일링산업은 하기 나름으로 얼마든지 이익을 낼 수 있는 유망업종이라는 사실도 실증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2백21개 온라인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중 40%가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이테일링 비즈니스의 전망은 여전히 밝지만 문제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이익 창출 등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사이트를 개편하고 유통망을 확충하는 등 영업 기반을 다지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이테일링 업체들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이메일을 통한 고객과의 상호 작용이다.

이테일링 조사기관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의 조사에 따르면 이메일은 직접 우편에 비해 고객 확보에 드는 비용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정 성향의 고객을 대상으로 메일을 발송할 경우 비용을 더욱 줄일 수도 있다.

미술용품 판매업체인 아트닷컴사는 이런 방식으로 1달러의 비용에 평균 2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테일링업체들은 또 원가 이하로 판매하고 광고 수입으로 손실을 충당하던 관행에서도 벗어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쏠리던 광고 물량이 부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테일러들 스스로 홀로서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환경이 바뀐 것이다.

출혈 판매를 지양하고 물건값을 "현실화"하는 대신 일단 방문했던 고객에 대한 관리에 보다 주력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택배 회사에 맡기는 소극적인 배달체제에서 탈피, 독자적인 유통 센터를 구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는 기업들도 많다.

아마존사의 경우 유통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 단골 고객들을 대거 확보하는데 성공을 거둔 사례다.

이 회사가 받는 주문중 재구매 고객들로부터의 비중은 현재 76%에 달한다.

아마존(서적), 드러그스토어닷컴(약품), 리빙닷컴(생활용품) 등 각 분야의 간판 업체들은 이테일러 특유의 강점인 "기동성"을 살려 오늘의 기반을 다진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 기업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춰 빠르게 사업전략을 수정하고 일정한 고객에 특화하는 기동성을 성공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웹밴그룹과 홈그로서닷컴의 경우 소형 트럭을 통한 신속 배달로 또다른 성공 신화를 일궈 나가고 있다.

또한 독특한 사업모델로 주목받는 기업도 있다.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소비자가 구매할 물품의 가격을 정하는 "역경매" 서비스를 실시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이처럼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이테일링 업계에서의 생존경쟁을 이겨내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은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고 생존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