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 고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번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부(富)의 효과(wealth effect)" 성격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역간 혹은 투자수단간의 자금이전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도국들이 극심한 돈가뭄 현상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처럼 기금투자가 보편화된 시대에 있어서는 국제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개도국에 투자한 돈을 우선적으로 회수하는 성향이 있다.

동시에 개도국에 대한 가산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투자수단으로는 주식보다 채권이 매력적인 대상으로 부각될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 세계 각국간의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금년에 2천억달러 정도의 재정수지흑자가 예상되는 미국의 채권시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 경우 국제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국면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년에 4천억달러로 예상되는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때문에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는 속도는 95년 4월 "역(逆)플라자 합의" 이후 시기에 비해서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간 자금 성격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6월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 퀀텀펀드,타이거펀드와 같은 대형펀드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앞으로 자금흐름은 최근에 지식산업으로 급속히 개편되는 실물경제의 여건을 반영해 제3의 자금이라 불리워지고 있는 "젤리형 자금(jelly money)"이 자리매김하는 시대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금융산업의 재편과 세계 증시의 통합화 작업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에 따라 국제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펀드매니저에 의존하는 투자기법보다는 시스템 투자기법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계경제나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차원에서 국제간 공조체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개도국들의 이익을 배려하는 문제를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갈등도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