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고금리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시중금리 하락세를 막고 은행의 경영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큰 것으로 한국은행이 지적했다.

이는 정부가 은행들에 대해 신용도테스트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토록 요구하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견해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최근 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 동향"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은행들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때 신용평가를 반드시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원화후순위채권의 금리는 연 10-11% 수준으로 만기가 같은 국고채보다 1.5%포인트, 산금채보다 1%포인트 가량 높았다.

외화후순위채권도 리보(Libor.런던은행간금리)+4.5% 내외로 산금채 가산금리보다 2.5%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이 어려운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권을 앞으로도 대거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은은 고금리 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하면 시장금리의 하락을 제약하는데다 내실있는 구조조정 노력을 회피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비용부담 때문에 앞으로 경영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따라서 외화후순위채의 경우 발행은행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된 이후 적절한 가격에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정부는 은행들에 주기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해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테스트해 볼 것을 요구해 왔다.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