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GNG 이익수(39) 사장.

그는 별난 버릇을 갖고 있다.

뭐든지 거꾸로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신문을 읽을 때는 광고부터 보고,사진은 반드시 한번 뒤집어 본다.

무의식중에 양말과 구두를 왼쪽부터 신는 경우도 흔하다.

"바꿔"습관이 거의 몸에 배었다.

행동만 그런게 아니다.

사고는 더욱 기발하다.

그래서 늘 낙관적이다.

환경이 비관적이라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뒤집어 생각하면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발상전환은 지난해말 빛을 발했다.

지난해 10월 수제화를 판매하는 성우GNG를 세우려 하자 주위 사람들은 "벤처시대에 왠 사양산업이냐"며 극구 말렸다.

그러나 백화점 영업사원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보란듯이 성공,우려를 순식간에 잠재워 버렸다.

창업 6개월만에 한달 매출액 10억원의 중견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

최근에는 리즈마리오(Lizmario)란 브랜드로 LG홈쇼핑에 납품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을 통한 신규 매출은 월 4억원에 이른다.

성우의 본사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

이곳은 1천여개 영세 공장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의 구두공장 밀집지역.

낙후 영세 등 구두업종에 따라 다니는 부정적인 수식어 만큼이나 작업환경이 열악하다.

업체 난립으로 상거래 관행도 후진적이다.

저가에 납품해도 대금결제는 어음이나 상품권이다.

공장들은 신규 투자나 디자인 개발은 꿈도 꾸기 어렵다.

하루 하루 연명하기 힘에 겨워 미래를 준비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 곳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업계 관행만 바꾼다면 영세 공장들과 충분히 윈-윈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두시장은 연간 2조3천억원대의 거대 시장.

틈새전략이 먹힐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먼저 22개 공장을 협동조합식으로 묶었다.

생산시설과 재고에 대한 부담없이 상품기획과 마케팅에 전념하겠다는 의도였다.

22개 공장이 생산한 1천여점을 전시하는 공동매장도 마련했다.

대형 할인매장,백화점,지방 상인 등 "큰 손"을 고객으로 끌어 들였다.

맞춤구두 개념도 도입했다.

고객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샘플은 마음에 드는데 굽높이,장식 레이스 등을 손봐줄 수 없느냐는 것 등이다.

공장들도 성우GNG와의 거래에 만족하고 있다.

가장 큰 애로였던 판로가 해결됐다.

만들어 놓고 팔다가 이젠 주문을 받아 생산하니까 위험부담이 크게 감소했다.

납품과 동시에 현금으로 결제받아 금융부담도 크게 줄였다.

피혁 등 원재료를 공동으로 구매,제조원가도 낮췄다.

대기업에 납품할 때보다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것.

성우는 이같은 사업전략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내달말께 순차적으로 부산 대구 광주 전주 등 광역시와 도청소재지에 공동매장을 연다.

내년에는 시 단위 지역까지 영업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말께는 미국 유럽 일본 동남아에 진출,공동 브랜드로 세계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야심한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02)499-0022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