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대의 자금사정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지배구조개선을 촉구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증시에 나돈 현대 위기설과 관련, "현대는 대우와 기본적으로 다른데다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현대에 대한 일각의 불신이 있으나 대우와 달리 전자 중공업 자동차 등 계열기업들이 수익을 내고 있다"며 "단기유동성 문제는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드로스트 부행장도 이날 "현대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과 영업수익으로 발생하는 현금으로 차입금을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용근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전과 오후에 걸친 관계부처와의 협의 끝에 현대에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정부의 이같은 요구에 따라 조만간 지배구조개선과 전문경영인 위주의 그룹 경영 등 경영투명화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총수의 전횡을 차단할 수 있는 지배구조개선과 전문경영인 위주의 기업 경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배구조개선은 대주주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에 대해 보유한 지분 만큼만 권한을 행사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현대가 계열사의 영업실적이나 자금사정 등에 대해 국내외 홍보가 부족해 문제가 증폭되고 있는 점을 중시, 기업 IR(투자설명회)를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정부는 현대가 계열사의 영업력 저하와 자금난으로 좌초한 대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만큼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게 되면 주가폭락 문제 등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