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요즘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회사 공식행사 참석도 뜸하고 이번주로 예정된 아반떼후속 신차 발표회에도 나가지않을 예정이다.

최근 대북사업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나라밖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정몽헌 현대회장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정회장은 계동사옥에서 거의 매일 참모 회의를 주재하며 자동차 경영내실을 다지는데 "전념"하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현대정공 지분을 높임으로써 계열분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그룹의 일체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은 내실 경영의 첫 작품이다.

매일 자동차 계열사들의 주가를 직접 챙기고 외부 방문객을 직접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회장의 행보는 현대차가 직면한 안팎의 난제들이 결코 만만하지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미쓰비시 지분인수,포드의 로버 인수등 세계자동차업계의 판도는 시시각각 변하는데 현대자동차는 아직 이렇다할만한 제휴 파트너를 찾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복잡한 지분관계도 정리해야한다.

지주회사를 목표로 육성하고있는 현대정공의 지분 획득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론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에도 대비해야한다.

미국주가 폭락까지 겹쳐 좀처럼 상승모멘텀을 찾지못하고 있는 주가관리는 당면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방어와 맞물려있는 대우자동차 인수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찾아야한다.

대우차인수와 관련,기대를 걸었던 그룹차원의 자금지원은 현재로선 난망이다.

게다가 정부측은 대우차해외매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이고 국제통상학회등도 해외매각을 주장하는 등 여론흐름도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정몽구 회장의 물밑행보는 이처럼 산적한 문제들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현대의 경영스타일로 봐선 정회장이 대외활동을 재개하는 순간 현대차는 자금동원 시장확대 주가관리 해외업체와의 제휴등 일괄해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정회장의 칩거경영(?)이 언제쯤 끝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일훈 산업부 기자 jih@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