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이 합의한 "유가밴드제"가 본격 실시되면 국내 경제에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국내 정유사들이 분석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와 SK 등 국내정유사에 따르면 OPEC가 산유량을 조절하는 "유가밴드제"의 기준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원유 바스켓가격 배럴당 22-28달러는 국가경제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가밴드제는 유가가 일정수준이상 오르면 산유량을 늘리고 지나치게 떨어지면 산유량을 줄여 유가의 폭등과 폭락을 방지하는 장치.OPEC가 유가밴드제의 기준으로 삼은 바스켓가격은 회원국인 알제리,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베네주엘라, 멕시코 등 7개국 유종의 평균가격으로 두바이유 가격과 비슷하다.

SK(주)의 허진 리스크관리팀 부장은 "국내수입원유의 주종인 두바이유의 올해 평균가격을 22달러수준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이를 감안하면 이번 유가밴드가격은 유가상승을 방지하는 경우보다는 하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시장에서 두바이유가가 28달러를 넘는 경우보다는 22달러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유공사 분석에 따르면 유가밴드제의 하한가격인 배럴당 22달러는 99년 연평균 국제유가 17.2달러(두바이유 기준)보다 4.8달러가 높고 98년 12.2달러에 비해서는 9.8달러가 각각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상한선과 하한선의 중간정도인 25달러선에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99년과 비교해 볼때 연간 50억달러 정도,98년에 배해선 1백억달러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석유공사는 설명했다.

다만 유가밴드제가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산유국간 약속이기 때문에 원유공급부족과 유가급등을 막는 장치로서의 역할은 할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석유소비국 입장에서는 그간의 수급불균형이 해소돼 유가 급등락으로 인한 피해는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정유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석유소비국가의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줄일수 있다는게 장점"이라며 "유가밴드제가 제대로 시행될 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