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보기 드문 아주 우수한 책(클레이튼 크리스텐슨,"성공기업의 딜레마",모색,1999)이다.

성공한 기업이 과거에 이룬 성공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가를 다양한 실증 사례와 이론적 근거위에 분석한 책이다.

역설적이지만 이 책은 때때로 고객을 무시할 때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현재의 고객에 대한 과잉적응이 한 기업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기술변화가 기업의 성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텐스 교수는 혁신을 존속성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나눈다.

존속성 혁신은 현재의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우선 순위에 따라 이뤄지는 기업의 혁신을 말한다.

그러나 전혀 다른 종류의 혁신이 있다.

기존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키지 못하지만 전혀 다른 성능을 요구하는 소수의 새로운 고객이 요구하는 혁신을 말한다.

여기에서 혁신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기술 분야 뿐만 아니라 마케팅 투자 관리과정의 전 범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포함하면 혁신이란 이들 기술중에서 어느 하나가 변하는 것을 뜻한다.

존속성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업은 기존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와해성 혁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새롭게 부상하는 미래의 고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은 기존 고객의 소리에 너무 적응한 나머지 와해성 혁신을 무시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이 결과는 정상에 상승하는 것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던 기업이 어느새 몰락의 길에 들어서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어즈는 공급망 관리와 매장브랜드 등으로 업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지만 할인점과 홈센터의 출현을 무시함으로써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마찬가지로 IBM은 메인프레임 컴퓨터에 익숙한 나머지 소형컴퓨터의 출현이 가져올 변화에 동참하지 못하게 된다.

경영자들은 현존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면서도 끊임없이 와해성 기술이 가져올 충격에 대비해 와해성 혁신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4개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고객과 독립된 사업단위를 구축해서 와해성 기술에 대비해야 한다.

처음부터 거대한 시장은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소규모 시장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와해성 기술시장은 합리적인 시장 전력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발견과 시행착오의 기획" 즉 암중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현재 낮은 성능의 제품도 미래에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기반이 변화하는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야 한다.

< 공병호 자유기업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