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크게 줄었던 가계대출이 다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16일 "1999년 가계신용 동향"에서 지난해말 은행 보험사 신용카드회사 등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1년전보다 25조1천억원 늘어난 1백90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7년말의 1백85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자금용도별로는 일반자금 대출이 한햇동안 22조8천억원 늘어났다.

특히 공모주청약과 유상증자가 집중됐던 작년 4.4분기에만 8조4천억원이나 늘어나 이중 상당부분이 주식투자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자금대출도 지난해 2조3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들어 수도권 일부지역의 아파트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서 은행 중도금 대출이 급증한데 따른 결과다.

가계대출과 할부금융회사 판매회사 신용카드회사 등이 제공한 할부금융을 합한 전체 가계신용 잔액도 전년말보다 16%가 늘어난 2백13조원을 기록, 1997년말(2백11조2천억원)보다 많았다.

한은은 지난해 현금서비스 한도가 폐지된데다 연말 Y2K(2000년 연도인식) 문제에 대비한 현금수요가 크게 늘어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도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