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들이 앞다퉈 국내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한국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이 갖고있는 매력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CDMA 휴대폰시장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종주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CDMA 시장 점유율은 62%로 단연 1위이며 생산규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성장성도 연간 1백% 이상일 정도로 높다.

특히 한국 이동전화 시장은 풍부한 시장잠재력을 가진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시험무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CDMA 종주국인 만큼 한국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은 곧 다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보증수표인 셈이다.

<> 가입자 증가율 세계 최고 =국내에서 디지털방식의 이동전화시장이 본격 열린 것은 지난 1996년말부터이다.

당시 휴대폰 이용자수는 3백18만여명.

그러던 것이 지난해말에는 2천4백만명으로 늘어났다.

불과 3년여만에 7배 가까운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기록이다.

전체 인구로 따지더라도 국민의 절반이상이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휴대폰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핀란드 스웨덴 등에 이어 세계 3,4번째 위치를 차지한다.

이에따라 휴대폰 내수 판매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이동전화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교체수요가 60%이상에 달해 신규 판매량은 1천4백50만~1천7백만대에 달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는 단일 지역으로 세계 최대 CDMA 시장인 미국 다음가는 규모이다.

<> 세계 CDMA시장 석권 =한국은 CDMA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사실상 석권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CDMA 휴대폰 판매량은 2천9백만대(데이터퀘스트 자료).

이 가운데 국산 휴대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62%에 달한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국산 휴대폰은 모토로라 퀄컴 등을 제치고 38%의 점유율(삼성전자 19%, LG정보통신 12%, 현대전자 7%)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CDMA 방식의 이동전화서비스를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축적,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데 힘입은 것이다.

한국은 이미 CDMA 휴대폰 생산규모면에서도 세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국내 휴대폰 메이커들의 생산규모는 2천5백만대로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이상이다.

<> 노키아 에릭슨의 전략 =세계 휴대폰시장 1,3위 업체인 노키아와 에릭슨은 그동안 유럽표준(GSM) 방식의 휴대폰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한국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CDMA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세계 2위 휴대폰 메이커인 미국 모토로라의 한국시장 성공에 크게 자극받은 상태이다.

노키아는 특히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과 OEM 공급관계를 맺는 것 외에도 기술력있는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토로라가 팬택 어필텔레콤 등에 지분을 투자해 자본제휴를 맺은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 긴장하는 국내 메이커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들의 진출로 당장 국내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96년 디지털 방식의 이동전화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국내 시장은 90% 이상이 국내 업체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적인 브랜드력을 가진 노키아 에릭슨 등이 국내시장에 가세할 경우 시장 장악력은 위협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제 시장전략을 국내 경쟁업체보다는 노키아 등 외국업체에 타깃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다음 타깃은 중국 =세계 휴대폰 메이커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정부가 최근 CDMA 이동전화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12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앞으로 불과 2-3년안에 세계 최대 CDMA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하다.

노키아 에릭슨은 CDMA 종주국인 한국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중국 대륙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