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벤처자금의 "한국행(行)"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SB) 히카리통신 트랜스코스모스(TCI) 등 일본 3대 벤처 투자기관들이 일시에 한국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규모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벤처캐피털이 국내 인터넷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소프트뱅크 등 일본 3대 벤처 투자 기관의 한국 투자액만 올해 최대 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이 일본 벤처캐피털들이 한국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올들어 한국 인터넷 이용자수가 1천1백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 분야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투자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한국투자에 불을 댕기고 있는 것이다.

종전 미국 캐나다 등 북미 벤처캐피털이 주도하던 한국 인터넷 투자시장에 일본이 가세함으로써 시장 선점을 위한 일대 혼전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올해들어 10여개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일명 "손정의 펀드"로 불리는 소프트뱅크코리아는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올해 투자를 당초 1억달러에서 4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 이홍선 사장은 이달중 1억달러를, 올 하반기에 3억달러를 각각 국내 1백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1억달러를 국내에 투자하겠다던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의 당초 계획이 크게 수정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일본 최대 벤처 투자회사인 SB가 8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인터넷 벤처 지주회사다.

일본 벤처 투자기관중 3번째 규모인 트랜스코스모스사(TC)는 14일 인터넷 네트워크 업체인 IBR에 4천만달러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중 최대 규모다.

TCI의 아키다 미야케 마케팅 이사는 올해 아시아지역에 70억달러 규모의 벤처 자금을 투자하고 그중 상당 부분이 한국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카리통신은 올해 한국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규모를 5백억-1천억원선으로 정하고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 담당 자회사인 히카리통신캐피털 서울사무소를 지난 1월 국내에 설치했다.

이미 옥션, 라이코스코리아, 뉴씨앤씨 등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

이밖에 H&Q아시아퍼시픽저팬, 글로비스, 니폰테크놀로지파터너스 등도 본격적인 국내 투자를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