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우량주만 고집해온 미국의 보수적인 투자자들조차 첨단기술주로 투자패턴을 바꾸고 있다.

이에따라 기술주의 주가가 꼭지를 쳤다는 비관론과 주가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13일 보수적 투자패턴을 고집해온 투자자들이 최근 나스닥의 첨단기술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카콜라 듀폰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전통적인 블루칩을 내다팔고 시스코시스템스같은 나스닥증시의 기술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량주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구경제"의 대표적 우량주로 꼽히는 듀폰,프록터 앤드 갬블(P&G),코카콜라 필립모리스 등은 우량주의 대열에서 밀려나고 있다.

대신 시스코시스템스 인텔 루슨트테크놀로지 오라클 월드콤 등 "신경제" 대표주들이 블루칩 자리를 꿰차고 있다.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워렌 버핏식 투자방식은 더이상 월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테크 드림"(tech dream)만이 있을 뿐이다.

그동안 전통 우량주에 투자했던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도 작년 하반기부터 기술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저널은 미국 증시에서 첨단주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은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통 우량주를 고집하던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변심"이 첨단기술주의 버블붕괴 신호라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투자분석가 데이비드 레비는 "80년대말 일본의 버블붕괴에 견줄만한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투자원칙도 없이 테크드림에 들떠 첨단기술주를 사들인 일반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증시 낙관론도 만만찮다.

첨단기술주에 대한 투기열병이 주가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푸르덴셜증권의 시장전략가 로버트 스토벌은 "기업들이 기술분야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첨단기술주의 상승날개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