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VIP 고객들만을 은밀히 따로 모십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IMF경제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이 돈많은 고객들만을 위한 특별 판매행사를 기획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이 준비중인 이 행사는 대부분 고급 수입브랜드로 매장을
채운 명품관을 5백명으로 한정된 초청 VIP들에게만 개방한다는 내용.

정상영업일 중 하루를 골라 4시간동안 일반인들의 출입은 완전히 봉쇄한채
오직 이날 초청된 고객 5백명에게만 쇼핑 기회를 준다는 계획이다.

"그들만의 잔치"를 열 D데이는 5월중 하루를 잡을 예정이다.

갤러리아는 VIP고객 5백명을 위해 사은품 마련은 물론 층마다 관현악단을
배치해 우아한 연주를 들려주고 통로를 꽃으로 장식하는 등 스페셜 이벤트도
함께 구상중이다.

갤러리아측이 초청장을 보내기 위해 작성중인 고객 명단에는 고위 공직자
부인, 정치인, 유명 연예인 등 이른바 "상류층"중에서도 극소수만 올라 있다.

최근 벤처 열풍으로 떼돈을 번 신흥 부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게
관계자의 귀뜸이다.

이 행사에 대해 "그동안 구매실적이 좋은 VIP고객을 위해 마련한 특별
서비스"라는게 갤러리아측의 설명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초청되는 고객들은 사실상 명품관의 가장 큰 손님이지만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마음껏 쇼핑할 수 없었다"며 "이들 고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음껏 상품을 둘러보고 쇼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는 이번 행사에 초청되는 인사들의 신분을 철저히 비밀에 붙일
계획이다.

다만 일반 고객들의 반발을 사지않고 출입을 통제하는 방법과 초청된
VIP고객들이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은 곱지 않을 듯 하다.

같은 유통업계 종사자들조차 "초청인사들의 대부분이 얼굴이 알려져 있어
남의 눈치 때문에 고급 외제 상품을 쉽게 살 수 없는 사정을 이용한 발빠른
상술"이라고 꼬집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인사들이나 상류층 부인들의 경우 백화점에서도 고급
상품을 구매할때 주위 시선을 피해 몰래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행사가 열릴 갤러리아 명품관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최고급 수입브랜드
들을 총집합시켜 놓은 점포로 재벌가의 사람들이나 이름난 여배우 들이
자주 쇼핑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현재 패션브랜드 에르메스 구치 질샌더 아르마니 등과 화장품 브랜드인
라프레리 에스테로더등 총 1백여개의 최고급브랜드들이 성업중이다.

특히 1층에 있는 샤넬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은 50~70평크기 매장에서
월 6억~8억원의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명품관에서 팔리고 있는 이들 고급 외제 브랜드의 가격은 정장 한벌에
2백만-3백만원, 핸드백 한개가 1백만원일 정도다.

지금까지는 롯데 현대등 일부 백화점이 상류층 특별 고객들만을 초청해
재고상품을 가격인하해 팔거나 호텔에서 패션쇼 및 사은회를 가진 적은
있으나 특정 소수 VIP 고객들만을 위해 점포를 통째로 내주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에서는 중동의 왕족이 쇼핑을 나설 경우 영업시간이 끝난뒤 특별히
매장을 전용 쇼핑공간으로 제공한 예는 있다.

< 설현정 기자 sol@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