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주가관리에 비상을 걸었다.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은 요즘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과의 면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증시 관계자들 을 만나 주가얘기로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

이번 주초만 하더라도 김종철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 애틀랜틱 인베스먼트
매니지먼트의 피터 어빙 사장, "몽고메리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매니저
프랭크 칭 등을 만났다.

"당면 목표는 상반기중 순자산가치 선인 최소 2만원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최양기 재무관리실장)

현대자동차는 오는 10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IR(기업설명회)에
나선다.

이 사장이 IR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그룹 간판기업의 주가가 내재가치를 터무니없이 밑도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주이익 보전에 차질이 생길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까지 주가관리 특명지시를 한 터여서 다른
계열사 최고경영자들도 주가관리에 비상을 걸 것으로 보인다.

현대 자동차는 주총직후 2천억원 수준의 자사주 펀드를 만든다.

이어 IR위원회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맨투맨 접촉을 월 60회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30.75%에 머물고있는 외국인 지분율을 더 높여 "월드카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질 방침이다.

대규모 로드쇼도 준비하고 있다.

전국 증권사 객장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서 개미군단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전략이다.

5월중에는 일본과 홍콩등지에서 투자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9일 1만2천50원.

연초대비 40%이상 하락했으며 작년 하반기 최고점(4만2천5백원)에 비해서는
무려 70%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하는 현대차의 순자산가치는 대략 주당
2만2천-2만6천원선.

대우증권의 장충린 연구위원은 "현 주가는 바닥권이다. 성장성이나
내재가치를 감안했을때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굴뚝산업(대기업 제조업)" 주식을
외면하는 투자풍조가 만연한데다 대우차 인수를 전후한 한국차산업의 장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에 대응하기위해 대우차 인수와 관련된 청사진부터 확실하게 전달
하는데 IR의 초점을 모으기로 했다.

대우차를 인수하더라도 시너지를 발휘해서 기아처럼 단기간에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현대측은 장담한다.

또 컨소시엄 구성등을 통해 인수를 추진하기 때문에 추가증자도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